경쟁사 화재 반사이익
넥센 주가 23% 급등
관세 우려 vs 저평가

넥센타이어 주가가 최근 한 달 새 20% 넘게 급등하며 증시에서 눈에 띄는 반등 흐름을 보인다. 경쟁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공급 차질이 예상되자 넥센타이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타이어 관세 강화 조치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전 거래일 기준 6,660원에 마감해 지난 한 달간 23.1%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5.8% 하락했고 금호타이어는 7.47% 내렸다.
이 기간 기관 투자자들이 넥센타이어 주식을 50억 원가량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주가는 지난 4월 9일 장중 기록한 52주 최저가 4,915원과 비교하면 35% 이상 오른 상태다.

주가 반등의 주요 배경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지난달 17일 발생한 화재다. 해당 화재로 공장 생산이 중단되면서 회사 측은 약 8,917억 원 규모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금호타이어 연결 기준 매출의 약 19.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선 이처럼 갑작스러운 공급 공백을 넥센타이어가 일부 메울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고 이는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 생산 차질 물량을 대체하기 위해 넥센타이어가 미국 수출 물량 일부를 국내 공급으로 전환할 때 국내 공장 가동률 상승이 기대된다”며 “수출에 따른 제비용이나 판관비 부담도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그는 지난 2023년 3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당시에도 넥센타이어 주가가 상승한 전례를 언급하며 이번 반등 흐름도 유사한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당시 넥센타이어는 화재 발생 후 15거래일 동안 11.05% 상승했다.
그러나 이번 상승세가 지속되긴 어렵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부활시킨 타이어 수입에 대한 25% 품목 관세가 넥센타이어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내 생산시설이 없는 회사다. 1분기 기준 넥센타이어의 글로벌 매출 중 북미 시장 비중은 약 24%로 약 1,813억 원에 달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넥센타이어의 올해 2분기 매출이 8,0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할 것으로 보면서도 영업이익은 537억 원으로 14.6%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달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미국에 생산 공장이 없어서 관세가 25%로 유지될 때 오는 3분기부터 영업이익률이 1~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또 다른 부담 요인으로 유럽연합의 산림전용방지법(EUDR) 시행을 지목했다. EUDR은 천연고무의 공급망 투명성을 강화하는 규제로 올 하반기부터 넥센타이어의 유럽 수출과 원자재 조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는 “유럽 신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 같은 외부 요인들로 실적 개선 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도 일각에선 넥센타이어가 현재 저평가 상태라는 평가도 나온다. 남주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관세가 유지될 경우 동종 업계 대부분이 가격 인상을 통해 부담을 전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넥센타이어도 일정 부분 판매가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하반기부터는 대외 변수 해소와 유럽 신공장 효과에 힘입어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며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4배 수준으로 관세 우려가 이미 반영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도 “미국 공장이 없다는 점은 관세 리스크로 작용하긴 하지만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시장 우려 대비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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