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줄고 상권 붕괴
매출은 1/4, 임대료는 상승
“강남급” 상권도 무너졌다

“제주 부동산이요? 다 죽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10년째 내리막이에요.” 제주시 노형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봄철 관광 성수기임에도 제주공항과 가까운 핵심 상권인 노형오거리에는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에도 관광객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음식점이나 카페에 줄을 서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제주 상권 침체의 원인으로 경기 장기 침체에 따른 내국인 관광객 감소와 도민의 소비 위축을 꼽는다. 노형동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 씨는 “외국인 관광객도 줄었지만, 국내 경기가 계속 나빠지면서 내국인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며 “2010년부터 2016년까지가 절정이었다면 그 이후로는 계속 하락세”라고 설명했다.

노형동은 제주 내에서도 신축 아파트가 몰려 있고, 지역 내 소비층이 두터운 편이라 공실률이 비교적 낮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A 씨는 “노형동은 서울로 치면 강남처럼 상권이 형성된 지역”이라면서도 “여전히 억대 권리금이 붙은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상권 분위기가 예전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반면, 관광객 중심의 상권인 연동은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A 씨는 “연동 거리는 직접 걸어보면 공실이 얼마나 많은지 바로 느낄 수 있다”며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장사해도 손익분기점 넘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노형오거리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인 연동 일대에서는 ‘임대’ 문구가 붙은 빈 상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누웨마을 거리’처럼 차 없는 거리로 조성된 상업 공간 역시 낮 시간대임에도 문을 닫은 음식점, 카페, 옷가게들이 적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도 띄엄띄엄 보일 뿐, 단체 관광객은 보기 어려웠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해 2월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 수는 75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만 명(16.8%) 감소했다. 3월에도 관광객 수는 93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14만 5,000명이 줄었다. 이 가운데 내국인은 약 13만 9,000명, 외국인은 약 6,000명이 감소한 수치다.
연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 씨는 “직장 그만두고 10년 전 제주에 내려와 장사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매출이 예전의 1/4 수준”이라며 “임대료는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올라서 사실상 수익이 거의 없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에 따르면, 노형오거리 소규모 상가 임대료는 2016년 제곱미터당 약 1만 7,000원대에서 2017~2018년 1만 5,000원대로 하락했다가, 코로나19 시기였던 2019년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2020년 1만 8,300원, 2021년 1만 8,500원, 2022년 이후 2만 원대를 돌파했다. 올해 1분기 기준 2만 150원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동의 음식점 운영자 C 씨는 “연동 상권 매출은 10년 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제주에서는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해야 먹고사는데, 관광객이 줄고 내수가 침체하면 버티기 힘들다”고 전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최근 논란이 된 ‘바가지 요금’ 문제로 인해 제주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점에 억울함을 표하기도 했다. 연동에서 식음료점을 운영하는 D 씨는 “바가지 요금으로 지적된 곳들은 대부분 외지인이 운영하는 곳인데, 전체 제주 상권이 그런 것처럼 보도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주 상권 침체의 근본 원인으로 내국인 관광객의 해외여행 수요 분산, 물가 상승, 항공료 부담 등을 지목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제주는 항공료와 물류비가 높고, 외국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일본, 대만 등으로 수요가 빠져나간다”며 “제2공항이 생겨 항공료만 낮아져도 상권 회복 속도는 훨씬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 교수는 “제주도에 새로운 공항을 지어 항공료만 내려가도 상권이 회복되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질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내국인들도 부산에 가는 교통비와 제주로 향하는 교통비가 비슷하면 제주에 안 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댓글2
하하
외지인이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지 제주도 토박이들은 바가지를 씌우지 않는다? 외지인 없이 토박이만 장사하는 도시가 어디있는지? 제주도의 바가지를 고칠 생각이 없는 것이네요. 다들 항공료가 비싸다고 하지 않고 제주도는 바가지가 심해 가고싶지 않다. 차라리 외국에 가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을 말면서고 항공료떄뭉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바가지를 고칠 생각이 없는 것이 분명하네요
외지인의 바가지? 그렇다면 제주도 원주민이 아니면 제주도가 이를 정화해야지 외지인 탓만 한다? 항공료 때문이다? 알고 말하는 것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공료를 말하지 않고 제주도는 바가지가 심하다고 하지 항공료가 비싸서라고 하지 않는데도 항공료 탓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