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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 낮췄더니…누군 웃고, 누군 울었다”

박신영 기자 조회수  

자영업자, 수수료 부담 줄어
카드사, 수익성 악화 ‘비상등’
소비자, 혜택 축소 부담 커져

출처: 뉴스1
출처: 뉴스1

“카드 긁을 때마다 손해 본다고요?” 지난 2월 14일부터 자영업자들의 카드 결제 수수료가 낮아졌다. 카드 수수료란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가맹점이 카드사에 지급하는 비용이다. 손님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가게 주인은 매출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떼어 주는 셈이다. 이 수수료는 보통 연 매출 규모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는데, 이번에 정부가 소규모 가게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수료를 낮추기로 한 것이다.

출처: 뉴스1
출처: 뉴스1

자영업자들은 숨통이 트였다. 서울 강서구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양모(55) 씨는 이번 수수료 인하 소식에 미소를 지었다. “요즘 가게세에 인건비까지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데, 수수료라도 낮아진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실제로 연 매출 10억 원 이하의 가게는 카드 수수료가 기존 0.5%에서 0.4%로 낮아진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만약 한 해에 10억 원을 카드 결제로 벌면, 기존에는 500만 원을 수수료로 냈지만, 이제는 400만 원만 내면 된다. 100만 원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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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만 개의 영세·중소가맹점이 연 3,000억 원가량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연 매출 30억 원~1,000억 원 구간에 있는 일반가맹점에 대해서도 카드 업계가 상생 차원에서 3년간 카드 수수료율을 동결해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연매출 10∼30억 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1.5%에서 1.45%로 0.05%포인트 인하된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모든 영세·중소가맹점에 0.1%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웃음소리 뒤에는 카드사들의 한숨이 들린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사실상 수수료가 ‘제로’라며 울상짓고 있다. 사실 이번 인하는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2007년부터 17년간 15번이나 수수료를 낮췄다. 이 덕분에 영세 자영업자들은 지난 12년간 약 9조 7,20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카드사들은 연평균 8,100억 원씩 수익이 줄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본업인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만으로는 더는 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결국 혜택을 줄이거나 다른 수익원을 찾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거나, 연회비를 인상해 손실을 만회하고 있다. 2023년 카드사 8곳의 연회비 수익은 1조 3,312억 원으로, 2018년보다 50.8%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저수익성 카드 595종이 단종됐다.

출처: 신한카드 갈무리
출처: 신한카드 갈무리

이에 카드사들은 새로운 전략을 찾아 나섰다. 바로 고연회비의 ‘프리미엄 카드’다. 연회비가 비싼 대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우량 고객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6년 만에 30만 원대 프리미엄 카드 ‘The BEST-X’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포인트 적립형과 항공 마일리지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하나카드도 프리미엄 라인업 ‘JADE(제이드)’ 시리즈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 카드는 연회비에 따라 클래식(12만 원), 프라임(30만 원), 퍼스트(60만 원), 퍼스트 센텀(100만 원) 등으로 나뉘며, 공항 라운지와 발렛파킹 등 고급 혜택을 제공한다. 이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출시 10개월 만에 10만 장이 팔렸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이번 카드 수수료 인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카드사에는 고민을 안겼다. 수수료 인하가 반복될수록 카드사들은 본업 수익을 잃고, 프리미엄 카드와 연회비 중심의 전략에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결국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무이자 할부나 포인트 혜택이 줄어드는 등 ‘혜택 축소’라는 부메랑이 돌아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 등 수신 기능이 없어,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카드 혜택 축소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 조치를 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가 꾸준히 인하되면서 본업에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라며 “결국 비용 절감을 위해 무이자 할부나 각종 카드 부가 혜택을 축소할 수밖에 없어, 그 부담이 기존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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