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완전한 경영 정상화 계획
신동빈 롯데쇼핑 사내 이사 합류
최근 국내 대형마트 순위 2위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며 업계 지각변동이 예견된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은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3월 8일 승진한 정용진 회장은 취임 직후 고강도 혁신을 통해 신세계그룹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지난 5일 정용진 회장은 본업 경쟁력을 한층 극대화해 ‘성장 본격 재개’를 선언하면서 투 트랙의 성장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마트·스타벅스 등 시장을 리드하는 계열사들은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며 지배력을 행사함과 동시에 다소 부실했던 이커머스·건설 등은 올해 완전한 경영 정상화를 이뤄 확실한 성장 기틀을 완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중 성장 재개 선봉장은 이마트로 파악됐다. 이를 위해 앞서 정용진 회장은 지난달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 10%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을 향한 의지와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 바 있다.
이어 지난 2월 문을 연 이마트 트레이더스 마곡에 이어 상반기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개점이 예정되어 있으며 인천 트레이더스 구월 매장 역시 오는 하반기에 개점할 전망이다. 즉, 최대 상권으로 분류되는 수도권에 올해에만 3개의 매장을 선보이는 것이다.
당초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포함한 이마트 매장 수는 지난 2020년 160개로 정점을 찍은 후 작년까지 감소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용진 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는 효율적인 점포 운영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일단락됐다고 판단해 올해 다시 외형 성장을 재개할 방침이다.
여기에 지난해 7월 합류한 이마트에브리데이 역시 올해 20곳 이상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열어 안정적인 수익 구조 확보에 힘을 보탠다. 이에 대해 정용진 회장은 “경기가 안 좋고 시장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우리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정용진 회장이 초격차 지배력 확대를 위해 강력한 리더쉽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지난해 연 매출 3조 원을 넘어선 스타벅스도 초격차 지배력 확대를 지속할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100곳 이상의 점포를 여는 것과 동시에 스페셜 스토어 역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앞서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건설 대표 경질과 SSG닷컴과 지마켓의 수장 동시 교체, CJ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등 이커머스, 건설 등 부실 개선이 필요한 사업군을 정비하는 것에 힘을 쏟았다.
다만, 최근 위기 요소가 제거됐다는 판단에 따라 재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완전 정상화 원년’을 보내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용진 회장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을 기회로 삼아 성장의 발판으로 쓸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최근 벌어진 홈플러스 사태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실제로 정용진 회장은 5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한 직후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성장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롯데쇼핑은 지난 7일 신동빈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하며 맞불을 놓았다.
당초 유통의 강자로 불리는 롯데그룹 역시 성장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난 6일 롯데쇼핑은 이사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20년 사임계를 제출한 지 5년 만에 롯데쇼핑에 복귀하게 됐다. 신동빈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에 대해 롯데쇼핑 측은 “신규 사업 확장과 글로벌 비즈니스 추진 등에 대한 신속한 의사 결정과 책임 있는 경영 참여를 통해 향후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지난달 말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 재편 현황을 보고하며 2030년까지 롯데쇼핑 매출 20조 3,000억 원, 영업이익 1조 3,000억 원 달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본격적인 사업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한다.
즉, 홈플러스의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위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오프라인 시장의 경쟁과 위기를 아우르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두 오너들의 등판이 업계 판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홈플러스의 위기에 맞춰 두 기업 오너들이 각각의 포부를 드러낸 가운데 승기를 누가 쥐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