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영선아파트 방치
현재 2채만 남기고 모두 빈집
건물 콘크리트 균열·철근 노출

최근 부산광역시가 저출생 고령화의 여파에 따라 ‘소멸 위기 도시’로 분류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부산 자치구 중 소멸위험도가 가장 높은 곳은 영도구로 확인됐다. 당초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발상지이자 1960~1970년대 초반까지 대표적인 조선산업 기지였던 영도구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인구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즉, 영도구는 사실상 ‘노인과 빈집’만 가득한 쇠락한 도시로 전락했다. 이에 영도구에 있는 일부 노후 아파트가 붕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이 조명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부산의 산토리니 마을로 보이는 ‘흰여울마을’ 근처에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안전불감증에 대한 지적마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흰여울마을 일대는 평일에도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가득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 길 위에 이국적인 풍경을 가지고 있는 마을과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북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흰여울마을에는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부산 대표 관광지 앞에도 빈집이 가득한 오래된 아파트가 콘크리트 흉물처럼 방치되고 있어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영선아파트로 흰여울문화마을과 불과 10여 m 떨어져 있다. 한때 200여 가구가 살았던 아파트에는 현재 3채만 남기고 모두 빈집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지난 1969년 270세대 규모로 지어진 영선아파트는, 아파트 외벽 발코니 바닥의 콘크리트가 절반이 부서진 채 허공에 매달려 있는 등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로 보였다.
이에 따라 남은 주민은 두려움과 불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달 영선아파트는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인 E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E등급은 ‘시설물이 위험하니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즉, 준공된 지 56년이 지난 영선아파트의 내구성이 임계점에 다다른 것이다.
실제로 건물 콘크리트 균열이 발생하고 내부 철근이 노출되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것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영도구청은 해당 건물에 1년에 3번 정기 점검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하여 폭우가 내리는 등 건물이 붕괴할 위험이 있으면 수시로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도구청과 부산시는 신규 입주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먼저 이들은 동주민센터에 전입 신고를 하려는 주민에게 낮은 안전 등급을 알리도록 조처했다. 이어 건물에 사용 제한 공고를 낸 것을 토대로 전입 제한이 가능한지 국토교통부에 질의한 상태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존 주민을 이주시키는 계획은 따로 세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도구청의 한 관계자는 “장기적인 이주 계획은 현재 검토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한편, 영선아파트의 노후화 문제에 대해 한 건축 전문가는 “구조적인 안전에 문제가 있다. 일단 경사지이고 암반이 아니라 퇴적층 위의 건물들이 서 있다 보기 때문에 물이 가장 무섭다”라며 “경사도 급하고 심지어 그게 퇴적층이다. 그래서 장마나 폭우는 당연히 위험하고 장마나 폭우가 아니더라도 생활 그냥 수돗물 같은 물의 양이 조금만 돼도 위험할 수 있는 수준의 경사도와 퇴적층을 가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구조적 위험뿐만이 아니라 슬럼화, 범죄에 이용되는 것도 문제인데 최근에 국지 간 흉악범들 상당수가 슬럼화된 빈집에서 사고가 일어났었다”라며 “ 현재 상당수 주민이 또 어중간하게 빠져나갔기 때문에 더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당부했다.
즉,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영선아파트에서 구조적인 안전 문제는 물론 범죄 발생 지역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향후 부산시와 영도구청이 방치된 해당 아파트를 두고 조처를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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