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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현대와 삼성이 17년 만에 맞붙었다는 지역, 어디길래?

현대와 삼성이 17년 만에 맞붙었다는 지역, 어디길래?

문동수 기자 조회수  

한남4구역 홍보관 개관
양사 날 선 비판·깎아내리기
삼성물산·현대건설 각축전 벌여

현대와 삼성이 17년 만에 맞붙었다는 지역, 어디길래?
출처 : 뉴스 1

최근 공사비 1조 6,000억 원 규모의 수주를 두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공권 경쟁을 두고 업계 1·2위 최고경영자(CEO)들의 싸움이 이어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서울 용산구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하 한남4구역)의 시공권을 두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홍보관을 열어 한남4구역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앞서 지난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 사업을 두고 펼쳐진 혈투에서 현대건설이 승리한 이후 17년 만의 재대결로 알려지며 이목이 쏠렸다.

현대와 삼성이 17년 만에 맞붙었다는 지역, 어디길래?
출처 : 현대건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용산구 이태원동에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과 ‘디에이치 한강’ 홍보관을 각각 열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현대건설 홍보관에는 주방·거실·발코니 등이 설치된 유닛과 함께 단지 모형도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삼성물산의 설계 모형도 설치해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 홍보관에는 ‘O 타워'(O Tower) 설계 모형과 단지 모형이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한남4구역 재개발은 사업비가 1조 6,000억 원에 달해 서울 강북권 알짜 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을 재개발해 지하 4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 규모 새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이를 수주하기 위해 현대건설은 자사 홍보관에서 이루어진 브리핑을 통해 한남4구역 조합원들에게 설계 차별화, 분담금 최소화, 약속 이행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현대건설 측은 디에이치 한강 단지 외관에 여성 최초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의 철학을 반영해 곡선 형태를 적용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 A 씨는 “시공사들이 원가가 높아 잘 사용하지 않는 알루미늄 패널 8만 8,000장을 단지 곳곳에 넣어 곡선형 디자인을 살렸다”라며 “현대건설을 선택하면 조합원 분담금이 최소 1억 9,000만 원 줄어든다”라고 밝혔다.

현대와 삼성이 17년 만에 맞붙었다는 지역, 어디길래?
출처 : 뉴스 1

이날 현대건설 측은 자사가 제안한 디에이치 한강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경쟁사인 삼성물산의 제안에 대한 단점을 부각하는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A 씨가 “현대건설은 단지를 29개 동으로 배치하면서 삼성물산(35개 동) 대비 6개 동 적기 때문에 조경 면적도 넓고 쾌적성도 우수하다”라면서도 “판상형 아파트 구조로 설계하고 모든 가구의 거실을 맞통풍, 남서‧남동향 구조로 배치한 현대건설과 달리 삼성물산의 원형 구조 동은 맞통풍이 불가능하다”라고 전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삼성물산의 원형 아파트는 각 165㎡(50평)대로 총 280가구밖에 들어갈 수 없는 데다 절반이 북향”이라며 “창 하나만 햇볕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뒤는 복도라 맞통풍이 불가능하고, 한 층에 6가구가 있는데 엘리베이터는 3대뿐”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삼성물산 대비 조경 공사비를 더 많이 투입한 점을 부각하며, 삼성물산이 제안한 1,600여 가구 한강 조망 가능에 대해서는 허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공사 기간 역시 현대건설이 철거 6개월을 포함해 49개월로, 삼성물산(철거 9개월 포함 57개월)보다 8개월 이상 짧다고 주장하며 자사의 이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 역시 자사가 제안한 ‘글로우 한강’ 홍보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강 조망 여부에 따라 아파트 프리미엄은 차이가 매우 크다”라며 “현대건설보다 삼성물산이 2배 이상 한강 조망 가구 수가 많다는 것은 확실하다”라고 밝혔다.

출처 : 삼성물산

이어 삼성물산 관계자 B 씨는 “현대건설은 자사 홍보관에서 삼성물산 제안을 비판하는 데 70% 이상의 시간을 투입했다고 들었는데 현대건설의 제안 조건이 삼성물산보다 좋은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며 “삼성물산의 글로우 한강은 시뮬레이션 결과 거실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가구 수가 800가구가 넘는다”라고 강조했다.

더하여 B 씨는 현대건설 제안의 단점을 낱낱이 짚으며 한남4구역 조합원들에게 삼성물산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삼성물산 측은 자사의 공사비가 3.3㎡당 938만 원으로 현대건설(881만 원)보다 높은 것을 두고 물가 변동 공사비 인상분 선반영, 일반분양 발코니 확장공사비 반영, 내진 특등급, 층간소음 방지, 일반쓰레기 이송설비 등 960억 원 규모 특화 설계를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현대건설 측의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삼성물산 측 역시 현대건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현대건설 설계의 문제점은 한 층당 6가구를 넣는 조합으로 구성하면서 통풍이 안 되는 타워 형태의 평면들이 매우 많아 좁고 답답하다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출처 : 서울시

이에 대해 B 씨는 “현대건설은 단지 동 개수를 29동으로 줄여 동 간 거리가 여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수치를 보면 건폐율이 삼성물산보다 높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합원들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양사의 경쟁이 과열된 양상을 보인다.

한편, 총공사비 1조 6,000억 원 규모가 예상되는 한남4구역의 시공사 선정은 삼성물산·현대건설에 새해 대형 정비사업 첫 수주라는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한남4구역 시공사 경쟁은 유례없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현대건설이 최근 주택사업본부장 출신의 이한우 대표이사 부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하며 체제 변화를 꾀하며 쇄신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삼성물산은 오세철 사장 연임으로 기존 체제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1차 합동 설명회를 시작으로 4차례에 걸친 설명회를 가진 뒤 내년 1월 18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한남4구역의 최종 승자를 가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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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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