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고충 토로
“130건 양호한 편 속해”
순수입 348만 원 수준
수도권의 한 물류센터에서 약 15시간 동안 한 택배기사를 밀착 동행 취재한 결과 택배기사들이 하루 평균 15시간 이상을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지난 25일 국민일보는 택배기사를 밀착 취재하며 택배기사들의 근무 환경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회사(대리점)에서 인정하는 ‘모범생’ 택배기사 A 씨는 오전 6시 30분에 물류센터로 출근해 입차(물건을 싣는 일) 작업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는 취재진보다 먼저 도착해 전날 회수한 반품 건을 구역별로 분류해 반품 구역에 넣었고, 회수한 프레시백을 평평히 뜯어 넣는 작업을 마친 상태로 확인됐다.
이어 그는 2m가량 돼 보이는 높이의 롤테이너에 물건이 가득 담겨오자, 자신의 구역 물품과 다른 기사 구역 물품을 분류하고 봉투 포장 제품, 박스 포장 제품을 나눴다. 이어 동선과 구역에 따라 봉투 제품은 플라스틱 박스에 나누고, 박스 제품을 따로 분류해 탑차에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택배 물량에 대해 A 씨는 “오늘은 생각보다 양호한 편”이라며 “한 130개 정도 들어온 거 같은데 많을 땐 150개도 들어온다”라고 밝혔다. 이날 A 씨가 오전에 소화한 물량은 170건으로 확인됐다. A 씨는 택배기사의 근무 환경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냉방장치가 없다. 여름에는 입차 작업만 마쳐도 쓰러질 것 같은데 또 나가서 배송까지 하니 너무 힘들더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노조 측의 요구로 천장에 프로펠러형 선풍기가 설치된 상태였다. 그러나 택배기사의 근무 강도를 고려했을 때 프로펠러형 선풍기도 더위를 식히기란 역부족이었다.
입차에만 3시간 넘게 걸린 A 씨는 1분의 쉴 틈도 없이 바로 택배 배송일을 시작했다. 특히 엘리베이터가 없는 낡은 건물에 택배를 배송할 때는 숨을 헉헉거리기도 했다. 이어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 1시 30분이 되자 A 씨는 점심도 먹지 않은 채 일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퇴근 시간인 오후 8시 40분까지 A 씨는 아이스아메리카노 1잔과 이온 음료 1병만 마셨다. 이에 대해 A 씨는 “점심, 저녁을 먹을 시간이 없어요. 가다가 편의점이 보이면 가끔 음료나 초코바 같은 걸로 때우는 편인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당일에 정해진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A 씨는 쉴 틈 없이 일해야 했다. 이후 2회전 배송을 시작한 A 씨는 160건의 물량을 싣고 다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2회전 배송의 경우 신선식품의 배송으로 정해진 시간까지 물건 배송을 마쳐야 하므로 1회전 때보다 더 자주 뛰어다니기도 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신선식품 미스 날 것 같으면 정말 죽을 것 같아도 뛸 수밖에 없어요”라고 밝혔다. 당초 A 씨가 소속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택배업계 최초로 전문 배송업체 소속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격주 주 5일 배송’, ‘의무 휴무제’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이 제도는 내년 적용으로 현재까지 근무 환경은 좋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택배기사가 월 600만 원의 수입을 올린다는 말이 퍼지며 ‘신의 직업’이라는 별칭이 붙은 것과 달리 실제 택배기사의 평균 월급은 지난 2022년 기준 454만 원으로 집계됐다.
A 씨가 일하는 CLS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지난해 초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조사에 따르면 CLS로 위탁 택배 영업점 소속 택배기사 월 평균 수입은 584만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기름값, 탑차 할부 값 등 일부 비용을 제외한 순수입은 384만 원으로 나타났다.
즉, 근무시간이 다른 직종에 비해 길고 쉴 틈 없이 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히 ‘신의 직장’으로 칭송받을 정도의 월급 수준은 아니다. 이에 대해 A 씨는 “제가 2년 전에 들어올 땐 이 정도로 힘들지는 않았다”라고 밝히며 “이제는 배송 구역의 난이도에 따라 건당 차등을 두고, 분류작업에 프레시백 회수, 신선식품 제한 시간까지 생기면서 한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이 생겼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탑차 할부 값과 사업자 보험만 끝나면 어떻게든 이직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즉, 직장인 대비 높은 수익에도 불구하고 근무 강도를 견딜 수 없어 이탈하는 이들이 생기는 것이다.
한편, 최근 택배기사의 잇단 과로사로 택배기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택배 빅3사 중 직원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CJ대한통운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마저도 가장 높은 사람이 한 달에 700만 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 대비 적게는 300만 원의 수입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격차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택배기사가 일한 만큼 버는 ‘고액 연봉’이라는 말이 퍼지며 신의 직업처럼 평가되는데, 말 그대로 몸을 갈아 넣는 만큼 버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연봉 1억 벌려면 매달 1만 6,000개를 배송하고 집하해야 가능한 수준이다. 택배 기사의 경우 신의 직업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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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겨리는 매일 술마시고, 골프치고, 뒹굴 거리다가, 검사들 한테 인상 한번 쓰고 월 수천만원씩 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