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관심 증가
명당에 들어선 아파트
대표적인 명당은 어디?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을 다룬 영화 ‘파묘’의 흥행으로 대중이 풍수지리에 관심을 쏟고 있다. 풍수지리는 지형이나 방위를 인간의 길흉화복과 연결시켜, 죽은 사람을 묻거나 집을 짓는 데 알맞은 장소를 구하는 이론이다.
풍수지리학의 기본 중의 기본은 ‘배산임수’다. 뒤로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물이 흐르는 지형으로 흔히 ‘명당’이라 불린다. 산이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며 물결이 좋은 기운을 모아준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며 획일화된 아파트 시대에 이러한 곳에 자리 잡은 아파트는 어디가 있을까?
서울 북아현뉴타운 ‘e편한세상 신촌’은 아파트 단지 뒤편에 안산(무악산)이 있다. 이곳은 조선 초기 풍수지리의 대가였던 하륜이 도읍으로 삼으려 했을 정도로 길지로 꼽힌다.
노원구 월계동 ‘꿈의 숲 SK뷰’ 뒤에는 영축산이, 단지 앞으로는 우이천이 흘러 전형적인 배산임수 아파트다. 지난 1월 청약을 받은 광진구 ‘포제스 한강’은 풍수지리 명당이라고 마케팅을 펼쳤다. 3개 동이 남향으로 한강을 바라보도록 배치됐다.
서울 밖을 넘어가도 풍수지리 좋은 아파트가 있었다. 전북 정읍시 ‘정읍 코아루 천년가’는 단지 좌우에 각각 애산과 초산이 있고 내장산에서 발원하는 정읍천이 흐른다. 분양을 맡은 한국토지신탁은 당시 “물고기가 변해 용이 된다는 어변성룡(漁變成龍)의 지형으로 아주 곤궁하던 사람도 후에 부귀하게 되는 입지”라고 설명했다.
광주 ‘상무센트럴자이’는 단지 동쪽에는 무등산이 서쪽에는 운천호수가 있다. 분양 당시 대한풍수지리학회 지종학 회장은 이곳에 ‘부자 터’라고 평했다. 김해시엔 오는 9월 분양 예정인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가 있다. 이 단지는 뒤쪽으로 경운산이 자리 잡고 있고, 앞쪽으로 조만강이 흐른다.
이러한 아파트들을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풍수지리가 좋은 곳은 자연환경이 좋기 때문에 주거 가치가 타지역보다 높게 평가받는다”, “풍수지리가 최근 일반 수요자 사이에서도 고려 대상으로 꼽힌다”라고 말했다.
동네 자체가 풍수지리로 꼽히기도 한다.대표적인 명당, 그것도 수도 서울에서 제일가는 동네는 한남동과 압구정동이 있다. 용산구 한남동은 오래된 부촌이다. 뒤에는 남산이, 앞에는 한강이 흐른다.
거북이가 물을 머금은 모양새라서 재물이 모이고 훌륭한 후손이 나온다고 한다. 이곳엔 국내 대기업 재벌 일가가 자리 잡고 있다. 범삼성가와 범LG가가 서로 이웃사촌이다.
압구정동은 한강이 활처럼 흐르며 감는 지형으로, 여기도 한남동처럼 재물이 빠져나가지 않는 형태다. 이미 좋은 기운이 넘치는데, 그중에서도 현대아파트는 가장 훌륭한 자리에 세워졌다고 한다.
현대아파트는 강이 단지를 둥글게 감싸안은 채 금성수(金星水)로 흐르는 자리다. 그도 그럴 것이 현직 대기업 오너·톱스타가 거주하고 있다. 여기서 이득을 본 대기업은 현대백화점그룹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실제로 정문 기둥에 ‘한국 최고의 명당’ 현판을 게시해 놓았다.
한편 명당에 자리 잡은 ‘숙박업소’도 있다.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은 경복궁과 북악산이 인근에 있고, 바로 앞엔 덕수궁이 자리해 길지로 꼽힌다. 과거엔 조선시대 중국 사신들이 숙박하던 ‘태평관’ 자리였고 대한상공회의소를 거쳤다. 이러한 이유로 호텔 측은 한때 ‘명당’을 부각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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