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두 번째 희망퇴직 단행
저연차 직원도 대상 고려
막대한 부채 해소 일환
취업준비생들은 안정적인 정년 보장과 사기업에 비해 낮은 업무 강도를 자랑한다는 공기업 취업을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경영학과, 경제학과 등 상경 계열 문과생들에겐 ‘신의 직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 공기업이 현재 인력 문제 때문에 위기를 겪는 중이라고 한다.
최근 한국전력공사는 오는 30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첫 번째 희망퇴직 이후 두 번째로, 일부 저연차 직원으로 희망퇴직 범위를 넓힐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은 저연차 직원들에게까지 희망퇴직 대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재정 상태다. 현재 한전의 부채는 약 200조원이며 최근 3년간 누적적자는 43조원이라고 한다.
전기요금을 인상하는가 하면 한전KDN 지분 매각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부채 해소에 노력 중이지만, 막대한 금액을 금세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한전은 추가 자구안에서 본사 조직 20% 축소 및 인력 효율화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설비관리 자동화 등을 통해 2026년까지 700명 수준을 감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희망퇴직자는 연차에 따라 3~18개월 치 월급을 위로금으로 받을 예정인데, 재원 120억여원 규모로 알려졌다.
한전의 발전 공기업도 앞서 먼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전력자원의 개발, 발전과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동서발전은 지난 3월 올해 임금피크제 전환 인력 119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 가운데 총 13명을 퇴직시켰다. 동서발전의 희망퇴직 역시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 동서발전 측은 “전력그룹사 누적적자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경영효율화 노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에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상대로 희망퇴직을 받을 계획이라 밝혔다.
다만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선 “차라리 잘됐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전은 공기업 최초로 ‘임금체불’ 소문이 돌았다. 당시 한전은 겸업 금지 중이라 투잡 등으로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 없어서 임금체불의 영향으로 각종 은행이자 등을 내야 하는 직원들은 개인 회생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는 주장이 확산됐다.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 계속 공기업에 다니느니 이번 기회에 이직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한편 요즘 젊은 취업준비생 사이에도 공기업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청년구직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 직장 선호도조사'(복수응답) 결과에 따르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대기업(64.3%)과 공공기관(44%)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부 취준생들은 사기업 대비 낮은 연봉과 경직된 조직 문화 등으로 공기업 취업을 기피하기도 한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서 지난해 신규 채용자 중 30%가 퇴사했다고 한다.
대부분은 근속 기간이 3년 이하였는데, 이들의 퇴사에 3401만원의 초봉이 영향을 미쳤다. 이곳의 초봉은 국토부 산하 기관 27곳 중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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