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우리 선박 ‘나무호’ 폭발 사고가 외부 비행체 공격에 따른 피격이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청와대가 대응 수위 조정에 들어갔다. 정부는 공격 주체를 특정하지 않은 채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대외 메시지와 후속 대응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건 배후와 공격 의도에 따라 향후 호르무즈 해협 대응 전략과 국제 공조 참여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내부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국가안보실은 전날 오후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회의를 열고 나무호 폭발 사고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조사 결과 나무호에서 발생한 폭발과 화재는 미상의 비행체 2기가 선박을 타격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이란제 드론 공격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는 공격 주체를 단정하지는 않고 있다. CCTV에 포착된 비행체 형상만으로는 정확한 기종 식별이 어렵고 이란 정부 역시 공격 사실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이란의 핵심 군사 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배후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도 나무호 공격의 배후로 이란 측을 지목한 바 있다.
사건 초기 정부는 피격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피격이 확실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며 “침수나 선체 기울어짐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정부는 어뢰나 기뢰 공격 가능성에 선을 긋고 정확한 조사 결과를 우선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합동조사 결과 외부 타격 정황이 확인되면서 정부 역시 추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특정 국가를 직접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 선박에 대한 공격 사실 자체를 공개 규탄하고 향후 유사 피해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 협력에 참여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대응 수위를 신중하게 조율하는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선박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당 해역에는 우리 선박 26척이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부는 공격 주체를 성급하게 특정하기보다는 선박 안전과 외교적 부담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대이란 압박 기조에 전면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국익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내부적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문제에 대한 국제 공조 참여는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교부는 미국이 추진 중인 ‘해양주유구상(MFC)’ 참여 여부와 관련해 “미국 측 구상 참여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영국과 프랑스가 논의 중인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 이니셔티브’가 구체화될 경우 우리 정부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여러 단계에서 회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나무호 대응은 외교부로 창구를 일원화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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