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1945년 창설 이후 수여된 각종 포상과 표창 전반에 대해 공적 사유를 재점검하는 작업에 착수하면서 최근 사망한 고(故) 이근안 전 경감의 상훈 박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국가폭력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경찰의 전수조사가 본격화되면서 관련 서훈 전반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달 초부터 경찰관들에게 수여된 포상과 표창 약 7만 건에 대해 공적 사유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기존 서훈 유지 기준을 재검토하는 성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상훈법은 공적이 허위로 밝혀지거나 사형,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형이 확정되면 서훈 취소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7년 정부 표창 규정 개정 이후 대통령과 국무총리, 기관장 표창도 박탈 대상에 포함되면서 제도적 근거가 마련된 상태다. 실제로 행정안전부는 2018년부터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 경찰 소속 인물 가운데 간첩 조작 사건에 관여한 74명의 서훈을 취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과거 공안 사건 등에서 문제로 지적된 인물들에 대한 서훈 취소 여부도 검토 범위에 포함될 전망이다. 특히 생전 총 16개의 상훈을 수여한 이 전 경감의 경우 공식적으로 상훈이 박탈된 사례는 1986년 전두환 씨로부터 받은 옥조근정훈장 한 건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취소 대상이 확인될 경우 행정안전부에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취소 사유에 해당함에도 유지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약 한 달간 정밀 점검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기사를 공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폭력범죄의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소멸시효 배제법도 꼭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입법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국가폭력 범죄자에 대한 훈포장 박탈 필요성도 언급하면서 제도 정비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이 전 경감은 1970~1980년대 치안본부 대공수사관으로 근무하며 민주화 인사와 언론인을 상대로 강압 수사와 고문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경감은 건강 악화로 서울의 한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다 지난 25일 8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는 전기고문과 물고문 등 가혹행위를 통해 허위 자백을 받아냈다는 의혹을 받았고, 결국 민주화 이후 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다. 이 전 경감은 11년간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1999년 납북 어부를 불법 감금하고 고문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아 복역을 마친 뒤 2006년 출소했다.
출소 이후 그는 목사로서 종교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자서전 출판 행사 등에서 “고문 행위는 국가를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의 과거 행위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남겨 논란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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