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감정과 전략을 오가며 국제 통상 질서를 흔들고 있다. 스위스에는 정상 통화 당시 ‘공격적인 말투’를 문제 삼아 관세를 인상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으나, 한국에는 입법 지연을 이유로 재인상을 예고하며 정교한 압박에 나섰다. 즉흥성과 계산된 메시지가 교차하는 방식에 각국 정부와 산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스위스 관세를 30%에서 39%로 올린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스위스 총리(정황상 카린 켈러-주터 전 대통령을 일컬음)가 통화에서 매우 공격적(Aggressive)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꾸 ‘우리는 작은 나라’라는 말만 반복하며 전화를 끊어주지 않아 즉석에서 관세를 더 올리라(30%에서 39%로 상향)고 지시했다”라고 설명했다. 관세 결정에 개인적 판단이 작용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상황이다.
주변국 상황 역시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관세 협상 당시 합의한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을 열었으나, 첫 투자 분야를 두고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일본 측은 국익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합리적으로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일본과의 합의가 한국 등 타국과의 본보기(benchmark)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캐나다를 향한 미국의 압박은 더욱 직접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 체결한 USMCA(미국, 멕시코, 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 탈퇴 검토를 지시하며 통상 관계를 다시 원점에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국의 사례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사유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트루스소셜에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할 것”이라며 “한국 입법부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입법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15%에서 25%로의 재인상 예고 이후 정확히 21일이 지났지만 미국은 관련 관보를 아직 게재하지 않았다. 계획이 철회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에 대한민국 국회는 대미투자특별법의 오는 3월 통과를 목표로 신속 처리 절차에 착수했다. 정부도 특별법 통과 전 대미투자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임시 추진체계를 가동하며 대응에 나섰다. 그럼에도 산업계는 하루 앞 상황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통상 당국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관세 재인상 실행 여부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3년 임기 동안 통상 환경의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합의한 한미 관세 합의를 충실히 이행해 단기적 충돌을 피하는 동시에 트럼프발 불확실성을 상수로 전제한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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