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력형 성폭력 사건으로 복역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출판기념회에 모습을 드러내며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복역 이후 공개 행보를 자제해 온 안 전 지사가 공식 석상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행사 주최 측은 초청 사실이 없었다며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안 전 지사의 등장을 둘러싼 공방은 정치권의 책임 인식과 성폭력 문제 대응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 7일 안 전 지사는 충남 부여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박정현 부여군수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별도의 발언을 하지 않았으나, 박 군수는 행사장에서 “나를 정치판에 끌어들인 게 안희정 지사였다”라며 “잘못하면 또 비난받을 수 있을 텐데 출판기념회에 온 것을 보고 고맙고 죄송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격려 한마디를 해주려는 마음으로 온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과 안 전 지사의 참석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하자 박정현 부여군수 측은 해명에 나섰다. 박 군수 측은 9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전 지사를 초청한 적이 없고, 참석하겠다는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라며 “출판기념회 일정이 사전에 언론을 통해 공개돼 있었고 자연스럽게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적인 신의로 축하하고 축하받는 자리였을 뿐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았다”라며 “지나친 해석은 없었으면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비판이 이어졌다. 안 전 지사는 2019년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경기 여주교도소에서 2022년까지 수감 생활을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안 전 지사는 지난달 27일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이제는 제발 권력형 성범죄와 결별했으면 좋겠다”라며 “안 전 지사가 정치 행사에 등장하고 당 소속 일부 현역 의원들이 그를 환대하는 모습을 보며 깊은 참담함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그는 “공적인 장소에서 ‘반갑다’, ‘기쁘다’라는 표현을 쏟아낸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라며 “사적 친분과 정치적 동지애를 앞세울 때 정치는 국민 앞에서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안희정 동지’라는 말 속에 피해자의 고통이 설 자리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역시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성폭력 범죄자인 안 전 지사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행사에 등장한 것은 피해자에게 또 한 번의 폭력을 가하는 행위”라며 “성평등과 인권의 기준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방선거를 앞둔 유권자들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안 전 지사의 공개 행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복역 이후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낸 이번 행보가 정치권 전반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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