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했던 럭비 국가대표 출신 윤태일 씨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윤 씨는 뇌사 상태에서도 장기 기증을 통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삶을 마감했다. 국가대표로서 한국 럭비 발전에 기여했던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눔을 실천하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스포츠계와 시민들 사이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윤 씨는 이달 14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 기증으로 심장과 간,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 이와 함께 인체 조직도 기증해 100여 명의 환자에게 장애를 극복할 치료 기회를 제공했다.
윤 씨는 이달 8일 퇴근길에 불법 유턴 차량과 충돌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사고 이전 윤 씨는 가족과 함께 미국 의학 드라마를 보며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리는 일이 의미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이러한 고인의 뜻을 존중해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가족들은 뛰는 것을 좋아했던 윤 씨 대신 누군가가 다시 운동장을 달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윤 씨는 경북 영주시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으며 여섯 살 위 형을 따라 중학생 시절 럭비를 시작했다. 이후 연세대학교 럭비부에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국가대표로 선발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연속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윤 씨는 2016년 체육 발전 유공자로 체육 포장을 수상했다. 선수 은퇴 후에도 럭비에 대한 열정은 이어졌다. 삼성중공업 럭비단 해체 이후 모회사에서 근무하면서도 재능 기부 형태로 한국해양대학교 럭비부 코치로 10년 넘게 활동했다.

그는 연차 휴가를 모아 합숙 훈련에 동행하고 일본 럭비를 배우기 위해 1년 넘게 일본어를 공부할 정도로 후배 양성과 지도에도 헌신했다. 유족에 따르면 윤 씨는 밝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가족과 럭비를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았다.
특히 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모든 일상이 가족과 럭비에 맞춰져 있었다고 한다. 아내 김미진 씨는 “마지막 모습까지 멋있고 대단한 사람이었다”라며 “가족으로 함께한 모든 순간이 고마웠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사랑으로 키운 지수를 잘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쉬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윤 씨의 삶과 선택은 경기장 안팎에서 헌신과 나눔의 의미를 남겼다.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발자취와 더불어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장기 기증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스포츠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서 윤 씨를 기리는 추모의 물결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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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