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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황제’로 불렸던 남자가 세운 기업…이렇게 몰락했죠

이시현 기자 조회수  

한양 그룹 배종렬 회장
‘대동목재’ 설립이 그룹 시초
무리한 부동산 투자·정경유착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뉴스 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뉴스 1

‘아파트 황제’라는 별칭으로 유명했던 배종렬 회장이 설립한 한양 그룹은 한때 대한민국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무리한 사업 확장과 부실한 경영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한양 그룹의 역사는 1967년 배 회장이 29세의 젊은 나이에 ‘대동목재’를 설립하면서 시작되었다. 1969년 ‘한양목재’로 정식화된 회사는 건설 자재 납품을 주력으로 하다가, 1973년 ‘한양주택개발’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주택 건설 사업에 진출했다.

출처 : 강남구청 홈페이지
출처 : 강남구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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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본사를 서울 여의도로 이전하며 사업을 확장한 한양은 국내 건설뿐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도 발을 넓혔다. 영국 런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쿠웨이트 등지에 지사를 설립하고, 중동 지역에서 특히 활발한 건설 활동을 벌였다.

이러한 글로벌 행보는 1981년 삼신기업과 1982년 공기업 대한준설공사의 인수로 이어졌으며, 한양은 국내외 건설과 유통, 주택사업을 아우르는 대규모 그룹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급성장은 그룹의 내부적 취약성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1983년 중동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 공사 문제가 현지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미수금 문제와 함께 적자가 누적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매각과 인력 감축 등 긴급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출처 : 셔터스톡
출처 : 셔터스톡

정부의 산업합리화 조치로 인해 한양유통 등 일부 계열사를 매각했으나, 1980년대 후반 중동 미수금 약 1억 2,000만 달러를 회수하며 일시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하지만 이후 국내 1기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졌고, 그룹의 명성과 경영 안정성에 치명타를 입혔다. 배 회장의 독단적 경영과 무리한 부동산 투자, 정경유착 등의 문제까지 더해져 한양 그룹은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고, 1993년에는 결국 부도 사태를 맞았다.

1998년 배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된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배 회장으로부터 받은 1백억 원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배 회장 역시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리가 내려졌다. 그러나 이 사건은 그룹의 명성과 경영진의 도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출처 : BS한양 홈페이지
출처 : BS한양 홈페이지

1990년대 후반 그룹의 파산 절차를 거친 후, 한양은 2004년 환경 관련 사업에 주력하는 보성건설에 인수되었다. 보성건설은 인수 후 한양의 주택 브랜드 ‘수자인’을 출시하며 건설업에서 입지를 재건하려 노력했다. 또한,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스마트시티 개발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특히, 2020년 전남 해남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를 조성하며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98MW 발전 설비와 세계 최대 규모인 306MWh 에너지저장장치를 갖춘 이 단지는 한양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상징했다. 같은 해에는 전남 여수 묘도에 1조 2,000억 원 규모의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사업을 착공하며 에너지 인프라 개발에도 나섰다.

이 사업은 계획 초기와 일부 달라졌지만, 2027년까지 첫 두 개 저장탱크의 상업 운전을 시작으로 2029년에는 전체 완공이 목표다. 이 터미널은 연간 300만 톤의 LNG를 공급하며, 여수 국가산업단지 인근 기업들의 핵심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출처 : ㈜한양 제공
출처 : ㈜한양 제공

한편, 터미널 개발 과정에서 1조 1,000억 원대 프로젝트금융(PF) 대출 약정을 체결하며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 사업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특례 PF 보증을 통해 투자 리스크를 줄이며 국내 최초로 대규모 PF 약정을 체결한 사업으로 기록되었다.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관계자는 “LNG 복합 서비스와 트레이딩 허브로 성장해 국제적인 시장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한양 그룹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재기의 역사는 기업의 성장 전략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하며, 한국 경제사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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