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으로 1조 수익
대통령직, 사업에 활용
정책·이익 얽힌 의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통해 9개월 만에 약 10억 달러, 한화로 1조 3천억 원에 이르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는 최근 보도를 통해 트럼프의 전체 자산 중 가상자산 비중이 37%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부동산 사업가로 알려졌던 트럼프가 가상자산을 통한 수익으로 자산 구조를 빠르게 전환한 것이다.
트럼프는 2022년 말 ‘트럼프 슈퍼히어로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라는 NFT 사업을 시작하며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했다. 첫 NFT 프로젝트를 통해 최소 700만 달러(약 91억)를 벌어들였고 이후 밈코인 ‘$TRUMP’를 출시해 약 3억 2천만 달러(약 4,160억 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이 외에도 트럼프 일가는 멜라니아 트럼프의 이름을 딴 코인과 차남 에릭 트럼프가 설립한 채굴업체 ‘아메리칸 비트코인’ 등 다양한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가상자산 사업의 중심에는 지난해 9월 설립된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이 있다. 트럼프는 이 회사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맏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에릭, 배런 트럼프는 ‘웹3 대사’로 이름을 올렸다.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그의 아들들도 공동 창립자로 참여했다.
WLFI는 설립 초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중국계 가상자산 억만장자 저스틴 선이 이 플랫폼의 토큰을 대량 매입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은 트럼프의 재선 직후 WLFI 토큰을 3천만 달러어치 매입했고 이어 4천 5백만 달러 규모의 추가 매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트럼프 일가는 최소 5천6백만 달러(약 728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선은 WLFI의 자문역으로 참여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의 소송도 일시 중단됐다.

WLFI는 이 외에도 5억 5천만 달러어치 토큰을 판매했고 트럼프 일가는 이를 통해 4억 달러가량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남인 에릭 트럼프는 해당 사업에 대해 “우리가 해온 것 중 가장 성공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가상자산 수익 증가는 그가 취한 정책 행보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가상자산에 비판적인 입장이었으나 현재 행정부 들어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전략 비축 자산으로 지정하고 첫 ‘가상자산 정상회의’를 열었으며 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실무그룹도 구성했다. 또한 국세청의 가상자산 단속 계획은 무효화했고, 비트코인을 범죄에 이용한 혐의로 종신형을 받았던 ‘실크로드’ 창립자 로스 울브릭트를 사면하기도 했다.

2,500억 달러(약 325조 원)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제도화하는 ‘GENIUS Act’도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법안은 가상자산 산업에 제도적 안정성을 부여하면서 트럼프의 사업과 연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가상자산 외에도 트럼프 일가는 공직을 활용한 여러 형태의 이익 추구 행위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카타르로부터 고가의 항공기를 선물 받은 사실이 알려졌으며,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은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아랍에미리트 등을 포함한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베트남 정부는 15억 달러 규모의 트럼프 골프클럽 사업을 승인하며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세르비아에서는 위조된 문서를 근거로 베오그라드 유적지에 트럼프 호텔을 건설할 수 있도록 허가가 내려졌다.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윤리 자문을 맡았던 변호사 버지니아 캔터는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트럼프의 이러한 행보는 “공직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사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미국 사회 전반에서 확산하고 있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억제할 수단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