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외벽 보수하는 로프공
고층 아파트 최대 일당 70만 원
안전 사고 자주 일어나

지난 16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고민 순삭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이하 고민 순삭)에서는 극한직업인들의 고민 상담 시간이 진행됐다. 이날 방송에는 로프공이 출연해 억대의 연 수입을 알렸다.
로프공이란 말 그대로 높은 곳에서 밧줄에 매달려 일하는 인력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고층 건물 외벽을 청소하고 보수하는 등 크레인이 닿지 않는 곳의 작업을 도맡는다. 해당 작업은 현재까지는 AI 기술로 대체할 수 없어 사람의 수작업이 필요한 직종이다.
로프공을 하기 위해서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국제로프 자격증인 아이라타(IRATA) 로프접근기술을 취득하는 경우도 있다. 해당 자격증을 취득하면 해외 취업도 가능하다. IRATA 자격증은 IRATA라는 단체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으로, 유럽 대부분의 국가를 포함해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중동,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로프공의 경우 고층 건물에서 밧줄을 타고 작업하는 모든 일을 하게 되는데, 주로 청소와 실리콘 도포(코킹), 페인트 도색 등 세 가지 업무를 도맡는다. 어떤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서 일당이 달라지며 페인트로 외벽에 글씨를 쓰는 작업을 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급여를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략 다른 업무에 비해 1.5배에서 2배가량 높은 금액을 받는다.
업무뿐만 아니라 아파트 혹은 건물의 높이도 로프공의 일당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높이가 높아질수록 필요한 업무 숙련도와 위험 수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20층 이하는 30~35만 원, 30층이 넘는 건물은 40~45만 원, 50층이 넘어가는 고층 건물의 경우 70만 원까지도 지급받을 수 있다.
실제 고민순삭에 출연한 로프공 조상철 씨는 수입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만족한다”라고 답하면서 “한 달에 2,000만 원 정도 벌고, 사장으로 일할 때는 1년 수입이 3억 원을 넘긴 적도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로프공의 경우 날씨가 궂은 경우에는 일을 거의 못 하기 때문에 장마철이나 겨울철에는 일감이 많이 없다는 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줄에 의지해 고층 건물에 매달린 채 작업을 하는 만큼 사고의 위험이 크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이 2021년에 펴낸 보고서 ’달비계 작업안전 기술 개선 연구‘에 따르면, 2011~20년 작업대에서 떨어져 숨진 고공 로프 노동자는 149명이다. 1년에 14.9명, 한 달에 한 명이 조금 넘는다. 2022년에도 10건 이상의 추락사가 일어났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로프공은 안전관리 보조 인력을 포함해 2인 1조, 혹은 3인 1조로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 로프공이 되면 보통 이 보조 인력으로 시작하게 된다. 보조 인력은 옥상에서 작업 준비를 돕고 지상에서 로프공과 통신하며 보행자 안전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건물마다 구조가 다르고 작업 환경이 달라 안전에 철저히 대비해도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실제 2021년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49층 높이 아파트에서 작업을 하던 차준호 씨가 15층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산업안전 보건기준 규칙이 개정되면서 로프 보호대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지만, 로프공의 추락사는 계속해서 일어나는 추세다. 현재 로프공에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오늘 만난 친구가 내일 연락이 안 될 정도로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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