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총리, 사임 발표
지지율 하락과 정치 위기
트럼프와 갈등, 리더십 흔들
‘트뤼도,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하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 시각) 사임을 발표하며 10년 가까이 이어온 정치 여정의 막을 내렸다. 그의 사임은 단순한 정치적 실패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트뤼도는 캐나다 정치사의 중심에서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안고 걸어온 지도자였다. 이번 사임의 직접적 배경은 지지율 급락과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로 촉발된 정치적 위기지만, 그의 여정을 되짚어보면 이 결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맥락이 드러난다.
쥐스탱 트뤼도는 2015년, 44세의 나이로 캐나다 총리직에 올랐다. 그의 아버지, 피에르 트뤼도는 15년간 총리로 재임하며 캐나다의 현대사를 주도한 인물이었다. 아버지의 후광과 더불어 쥐스탱은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대중의 인기를 끌며 ‘캐나다의 오바마’로 불렸다. 특히 그는 다양한 사회 이슈에 진보적 입장을 보이며 젊은 세대와 도시 유권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인플레이션, 주택 가격 급등, 이민자 문제 등이 겹치며 국민의 불만이 높아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그의 자유당 지지율은 16%에 그쳤고, 보수당 지지율(47%)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그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감은 자유당 내부에서도 확산했다.
트뤼도의 위기를 가속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이다. 트럼프는 캐나다에 대해 무역적자를 문제 삼으며 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에 트뤼도는 플로리다 마러라고로 직접 찾아갔으나, 만찬 자리에서 트럼프가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된다”는 조롱을 하면서 그의 정치적 위상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캐나다가 미국의 보조금을 받지 않고 생존할 수 있겠느냐”며 트뤼도를 비판했고, 이로 인해 트뤼도는 국내외적으로 지도력에 큰 상처를 입었다.
트뤼도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은 자유당 내에서도 분출됐다. 최근 보궐선거에서 텃밭이었던 토론토와 몬트리올 지역에서 패배한 데다, 연립정부 파트너인 신민주당(NDP)도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측근이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전 부총리 겸 재무장관마저 “트뤼도가 관세 대응에 적극적이지 않다”라고 비판하며 사임하자, 그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자유당 내 약 20명의 의원이 트뤼도에게 직접 사퇴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트뤼도는 재임 동안 여러 업적을 남겼다. 그는 환경 보호와 여성 권리 증진, 포용적 이민 정책 등을 추진하며 진보적 가치를 선도했다. 그러나 그의 정책들은 종종 경제적 불확실성과 맞물리며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이번 사임 발표는 트뤼도 개인의 실패를 넘어 캐나다 정치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그의 사임 이후 캐나다 정치권은 새로운 지도자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현재 후임자로는 프리랜드 전 부총리, 마크 카니 전 중앙은행 총재, 도미니크 르블랑 재무장관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트뤼도의 사임으로 캐나다 정국은 조기 총선 가능성까지 언급되며 한동안 불안정할 것으로 보인다.
트뤼도의 사임은 정치 지도자가 외교적 난관과 내정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남긴다. 그는 젊고 신선한 이미지로 시작했지만, 변화하는 정치 환경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도자의 교체를 넘어 캐나다 정치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음을 상징한다. 이제 캐나다는 트뤼도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며 또 다른 정치적 선택지와 방향성을 모색할 때다.
댓글1
캐나다총리는 영국이 임명한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