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거머쥔 한강이 받는 상금 13억…세금은 얼마나?

2024 노벨 문학상 한강
13억 4,000만 원 수준
세금 없이 실수령 가능

현지 시각으로 지난 10일 2024 노벨 문학상을 거머쥔 한강 작가가 상금으로 약 13억 4,000만 원을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가 받는 상금에 대한 세금 수준에 이목이 쏠린다. 이날 한강 작가는 스웨덴 한림원이 발표한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호명되며 한국 문학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한림원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통상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 4,000만 원)와 메달 및 증서가 한강 작가에게 수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상금 액수는 시상을 주관하는 노벨 재단의 재정에 따라 매년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금은 분야별로 1,100만 크로나(약 14억 3,000만 원)로, 공동 수상자는 이 상금을 나눠 가져가는 구조다.

그렇다면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에 따른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할까?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노벨상 상금은 과세를 적용받지 않아 한강 작가는 상금 전액을 고스란히 가져가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소득세법 시행령 제18조에 따라 노벨상 또는 외국 정부, 국제기관, 국제단체, 기타 외국의 단체나 기금으로부터 받는 상을 받은 사람이 받는 상금과 부상은 비과세되는 기타 소득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유형의 과세가 되지 않는 소득에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상금,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하는 과학전람회 상금, 국민체육진흥법에 의한 체육상 상금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노벨 재단이 있는 스웨덴에서도 상금에 과세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웨덴 정부가 지난 1946년 노벨상 상금에 면세 혜택을 부여한 것이다.

11일 이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기획재정부의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이날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았는데, 노벨상 상금은 소득세법 시행령을 보니 비과세로 돼 있던데 맞는가?”라고 질의했고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기획재정부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18조는 비과세되는 기타소득의 범위에 ‘노벨상 또는 외국 정부, 국제기관, 국제단체 기타 외국의 단체나 기금으로부터 받는 상을 받은 사람이 받는 상금과 부상’을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일반적인 소득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6~45%를 적용하고, 소득 10억 원을 초과하는 과세표준의 소득세율은 45%에 달하는 것과 달리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상금은 이를 적용받지 않은 비과세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한편, 한강 작가는 1993년 ‘문학과 사회’에서 시 ‘서울의 겨울’, 1994년 서울신문 신춘 문예에서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 클레멘테 문학상을 받았다.

또한, 지난 2019년에는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제33회 인촌상(언론·문화 부문)을 수상했으며, 지난 4월 호암재단의 ‘2024 삼성 호암상 수상자’ 6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며 상금 3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한강 작가는 맨부커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며 상금을 받았을 당시, 5만 파운드의 상금(약 8,600만 원)을 번역가인 데보라 스미스와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한 한강 작가는 한림원이 공개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말 정말 감사하다. 너무 놀랐고, 영광이다”라며 “한국 독자들, 동료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