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장 순위 하락해
4년 연속 1위, 올해 2단계 밀려
실적 부진·노사 갈등 여파
최근 반도체 업황 부진을 비롯해 시장 기대치 대비 저조한 실적을 보인 삼성전자가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최고의 직장’ 1위 자리에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부터 4년 연속해서 해당 순위 1위를 차지했다.
10일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세계 최고의 직장’ 평가 결과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는 3위를 차지했다. 3위 역시 다소 높은 순위지만, 그간 지켜온 1위 자리를 놓쳤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주목했다.
포브스는 독일 여론조사기관 스태티스타와 협력하여 6개 대륙 중 최소 2개 대륙에서 1,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 그룹에서 근무하는 50여 개국, 30만 명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포브스는 850곳의 순위를 밝혔다.
조사기관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임직원은 소속 회사를 가족 및 친구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 급여를 비롯해 인재 개발 등의 기준에 따라 회사를 평가했다. 또한 원격 근무 옵션 등도 평가 항목에 포함됐다. 모든 조사 과정에는 기업이 관여할 수 없으며, 응답자는 익명성을 보장받는다.
올해 해당 조사에서 삼성전자의 순위는 3위로, 1위 마이크로소프트와 2위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에 밀려난 결과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지만, 올해의 경우 다소 주춤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지난해(2023년) 주력인 반도체 업황 악화로 반도체 사업에서만 15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7월 성과급 등에 대한 불만으로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안팎으로 위기가 커진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했다. 특히 전삼노의 파업은 삼성전자의 창사 이후 처음으로 벌어진 사태로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더하여 삼성은 올해 5월 노동자 2명이 기흥사업장에서 방사선에 피폭되는 사고가 나기도 했으며 인도 현지 가전공장에서 한 달째 파업을 벌이는 등 노사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올해 3분기 실적을 보이며 이례적으로 삼성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이 입장문을 통해 사죄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범용 D램 부진을 비롯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 지연 등으로 시장 기대치에 밑도는 성적표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9조 1,0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74.49% 증가했지만,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0조 3,047억 원을 11.7%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포브스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권에는 미국과 유럽 기업이 대거 포진했다. 3위 삼성전자에 이어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가 4위에 올랐으며, BMW그룹과 델타항공, 에어버스, 이케아, 레고그룹, IBM 등이 10위권에 포함됐다.
한편, 해당 조사에 순위를 차지한 한국 기업은 총 24곳으로 지난해(23곳)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중 KB금융그룹은 지난해 48위에서 37계단 뛰어오르며 1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달성했다. 이어 신한금융그룹(92위)과 기아(108위), IBK기업은행(123위), 현대차(137위), 네이버(148위), SK그룹(153위), LG(171위) 등도 명단에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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