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시대’ 콘텐츠 사업
440억 원에도 관심 낮아
초과 점수 주는 등 문제
상당한 액수의 세금을 쏟아부어 만든 ‘문화콘텐츠’ 관련 시설들이 찾는 이들이 없어 줄줄이 문을 닫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사업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감사원은 조사에 착수하여 사업 전반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21년 말부터 8가지 콘텐츠가 차례로 문을 연 ‘광화시대’ 프로젝트는 서울 광화문 일대를 증강현실과 홀로그램 등을 활용하여 실감 콘텐츠 전시장으로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이 사업에는 대형 스크린 87억 원 등 지난 2020년부터 약 440억 원이 넘는 사업비가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었지만 ‘광화시대’를 알고 있거나, 방문하는 이들이 현저히 적어 콘텐츠가 대폭 감소하는 등 사업이 축소되었다. 실제 약 37억 원이 투입된 증강현실 게임 ‘광화담’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15명 수준이었다가, 개시 아홉 달 만에 문을 닫았다.
또한 20억 원짜리 콘텐츠인 ‘광화경’은 운영 한 달 기준 관람객이 104명에 그치는 등 시민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더하여 야외 체험 기구에서는 안전 문제가 드러나 여덟 달 가까이 문을 닫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한 관계자는 “봄철이 되면 바람 같은 것에 좀 영향을 받으면 위험하다는 진단이 나온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관광 중심지이자 역사와 문화가 깃든 광화문 일대를 증강현실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실감 콘텐츠 전시장으로 만들어 한국의 기술과 문화를 알리겠다는 목표로 추진된 해당 사업은 투입된 세금 대비 저조한 관심을 받으며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당시 국회 문화체육위원회 배현진 의원(국민의힘)은 “‘광화시대’ 개막에 대한 약속, 이조차 모두 지키지 못했고 결국 수백억 원의 예산을 낭비한 채 피해는 모두 국민의 몫으로 돌아갔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광화시대’를 두고 잇달아 지적이 일자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시민 이용을 높일 수 있는 콘텐츠 위주로 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광화시대’ 사업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정황이 발견되어 이목이 쏠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난해(2023년) 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콘텐츠 기획을 담당했던 위탁 용역사에는 자문비 2,200여만 원이 과다 지급된 사례가 발견됐다.
또한 SBS에 따르면 용역사 선정 과정에서는 제안서 평가 당시 항목별로 30점을 초과해 줄 수 없지만, 35점을 부과한 기록도 확인됐다. 더하여 입찰 공고일 뒤에 입찰에 필요한 등록증을 취득했는데도 계약이 진행된 사례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윤덕 의원(민주당)은 “여러 차례 지적받은 사업에서 또다시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그런 사실이(드러났다.) 지원기관으로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제대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라며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 사업은 지난해(2023년) 3월 ‘광화시대’라는 간판이 내려갔으며 지난 연말에는 K-컬쳐 뮤지엄이 종료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콘텐츠진흥원 한 관계자는 “서울 교통공사와의 공간 임대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퇴거 요청을 지난해 말에 받았었다고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광화시대’ 사업을 두고 감사원이 사업 전반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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