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창업주 외손녀, 장선윤 전무
그룹의 유일한 3세 여성 경영인
롯데호텔 미주 브랜드부문장 맡아
롯데가의 유일한 3세 여성 경영인 ‘장선윤’ 호텔 롯데 전무의 입지가 탄탄해지고 있다. 그녀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외손녀이자 신영자 롯데 재단 의장의 둘째 딸이다. 롯데 그룹 회장의 조카이자 롯데그룹 후계자로 꼽히는 신유열 전무의 사촌 누나이다.
장 전무가 롯데호텔 미주 브랜드부문장으로 인사 발령이 나면서 롯데 그룹의 호텔 글로벌화를 위해 본인 의지로 나선 것이 알려졌다. 그녀의 행보는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장 전무의 역할이 중요해진 가운데 롯데 창업 신화도 함께 주목된다.
신격호, 그는 누구인가
신격호 회장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맨손으로 롯데라는 대기업을 세운 사람이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부농 집안의 딸과 결혼했다. 결혼 이후에도 가난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웠다. 여러 일을 하다가 그는 83엔을 들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작가가 꿈이었던 신 회장은 헌책방을 자주 드나들었는데 그때 읽은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주인공 샤를 롯데에서 사명을 따왔다.
신 회장은 전당포 주인에게 6만 엔을 빌려 군수용 커팅 오일 공장을 차리려다 미국의 폭격에 공장이 무너져 내렸다. 당시 신 회장의 지갑 사정이 좋은 편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후 포마드와 비누 등을 만들고 결국에는 껌 공장을 차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현 롯데의 시초로 알려졌다.
이러한 신 회장의 외손녀이자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장 전무는 외할아버지 신격호를 닮은 외모에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그녀는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호감형 인상을 가졌다. 하버드를 졸업한 수재답게 영어에 능통하고 업무 추진력도 뛰어난 데다가 소탈한 성격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평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형제의 난
어머니인 신영자 이사장이 2016년에 수십억 원대의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되면서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이 커졌었다. 이때 일어난 사건이 롯데가 형제의 난으로 불린다.
신동주는 일본롯데 부사장을 지냈고 신동빈은 한국 롯데 회장을 맡았다. 신동빈이 롯데 경영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이지만 신동주가 롯데그룹의 지주사격인 일본 광윤사를 장악하고 있어 둘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형제의 난을 벌인 결과 2019년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에 오른 신동빈 회장이 한일 양국의 롯데그룹 경영권을 장악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자금이 무려 9,3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신동빈 회장은 자금에 대항할 무기로 롯데호텔의 상장을 내세웠다. 롯데호텔의 상장은 최대 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희석할 무기가 되는 것이다.
롯데호텔은 이를 위한 기반 조성 작업을 철저하게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두각을 보이는 이가 장선윤 롯데호텔 전무였다.
장선윤이 유일한 오너 3세 전문 경영인이 될 수 있던 이유
1971년에 태어난 장 전무는 하버드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이후 97년에 롯데 면세점에 입사해 롯데쇼핑 해외 상품팀 바이어, 롯데쇼핑 명품 팀장 등을 거쳐 2003년에 롯데 호텔 팀장으로 발령받았다. 그녀의 활약은 롯데쇼핑 시절부터 잘 알려져 있다. 2005년 롯데쇼핑 해외 명품 팀장 당시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설립에 크게 기여하고 루이뷔통 등 브랜드 100여 개를 들여왔다.
이 당시 신격호 회장의 신임을 얻어 2006년 롯데 쇼핑 해외 명품팀 이사로 승진한 것이다. 2007년에는 롯데호텔의 마케팅부문장을 맡았다. 이후 고문으로 물러난 뒤 어머니가 회장으로 있는 롯데복지재단에서 일하다 2015년 호텔롯데 해외 사업 개발 담당으로 복귀했다. R&D부문장, 운영기획부문장, 운영본부장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12월 장선윤 전무는 롯데호텔 미주 브랜드 부문장으로 선임됐다. 기존에 맡고 있던 롯데뉴욕팰리스 호텔뿐만 아니라 시카고와 시애틀 등 미국 다른 지역에 있는 브랜드를 아울러 운영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장 전무의 경영 보폭이 넓어진 것이다.
그가 맡고 있던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은 롯데 그룹에서 상징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1882년에 지어져 142년 동안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는 이 호텔을 2015년 롯데 그룹이 8억 5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신동빈 회장을 만나 “전통이 있는 훌륭한 건물이니 잘 보존해달라”고 당부한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호텔 롯데 글로벌 브랜드화 본격
이런 호텔의 운영 전반을 장 전무가 맡게 된 것은 롯데가에서 그녀의 입지가 탄탄한 것을 보여주는 수단이다. 추가로 미국 전반의 롯데 호텔 브랜드의 총괄직을 맡게 된 그녀는 롯데그룹 오너 3세로서 호텔롯데의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도 추측된다. 장선윤 전무가 롯데호텔 미주 브랜드부문장을 맡고 호텔롯데의 미국 사업 확대 관점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는 미국 법인 롯데호텔홀딩스 USA를 통해 미국 사업 확장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호텔롯데는 미국에서 5년 안에 20개의 호텔을 열겠다”라며 롯데호텔홀딩스 USA 최고 경영자는 전했다. 이런 시기 장 전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특정 지역에 어느 브랜드를 낼 것인지를 결정하는 인물이 장 전무이다. 개별 브랜드 컨셉과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출시, 운영하는 것이 장 전무의 역할이다.
장 전무가 호텔롯데 미국 사업 확대 과정을 잘 해낸다면 오너 3세로서의 위상이 커지고, 롯데그룹 오너 3세 가운데 경영에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는 경영인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질 것이다. 장 전무의 발령 소식에 네티즌들은 ‘단순 상속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반대하는 입장과 ‘하버드 심리학과를 졸업한 수재라면 경영을 잘할 것이다’라며 찬성하는 입장으로 나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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