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지수 1위 아일랜드
한국, 11위에서 39위로
적극적인 외교 전략 필요

2020년에는 11위였던 우리나라의 여권 지수가 6년 사이 28단계 급락하며 39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자문 업체 노마드 캐피탈리스트(Nomad Capitalist)가 발표한 ‘2025 여권 지수’에서 한국은 39위에 그쳤다.
해당 지수는 세계 각국 시민권의 가치와 그 나라 국민이 여행국에서 받는 대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 이는 단순히 여행의 편의성을 넘어 국가의 국제적 신뢰도, 경제적 역량, 정치적 안정성, 그리고 외교적 협력 관계를 반영하는 중요한 척도로 알려져 있다.

여권 지수는 여권의 가치를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는 국가 수(50%), 세금 정책(20%), 국제적 인식(10%), 이중 국적 취득 가능성(10%), 개인의 자유(10%) 등 다섯 가지의 기준으로 평가된다.
이번 평가는 199개 국가와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국가 세무 당국, 세계 행복 보고서, 유엔 인간개발지수 등 20개의 출처를 활용했다. 평가 점수는 10점에서 50점 사이로 매겨졌는데, 비자 항목만 예외적으로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국가 수로 나타났다.

한국은 2017년 29위, 2018년 21위, 2019년 16위로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하다 코로나 시국이었던 2020년에는 11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이후 2021년 12월 차세대 전자 여권이 도입되면서 2021년과 2022년 각각 12위에 오르며 현상을 유지하기도 했지만, 2023년부터 하락세를 보이면서 21위, 2024년 32위에 이어 올해 39위를 기록하며 6년 새 28단계 떨어졌다. 한국이 과세 제도, 이중국적 허용 여부, 개인의 자유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으며 39위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은 말레이시아와 함께 공동 37위, 미국은 공동 45위, 중국은 119위, 북한은 19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여권 보유국으로 꼽힌 국가는 아일랜드였다. 공동 2위는 스위스와 그리스, 포르투갈이 4위를 기록했다.

한편, 한국은 영국의 해외 시민권 자문 업체 헨리 앤드 파트너스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공동으로 발표한 ‘2025 헨리 여권 지수’에서는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과 함께 공동 3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수는 전 세계 199개국의 무비자 협정 체결 현황을 기준으로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한 국가가 얼마나 되는가만을 지수화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은 현재 192개국과 무비자 협정을 맺고 있다. 헨리 여권 지수 1위는 195개국과 협정을 체결한 싱가포르, 2위는 193개국과 협정을 체결한 일본이 차지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여권 순위 하락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세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이동성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일부 국가는 외교적·행정적으로 적극적인 여권 정책을 추진했지만, 한국은 비자 협정이나 여권 정책 측면에서 다소 보수적인 접근을 유지했다”라며 “특히 전략적 국가들과의 비자 면제 협상에서 선제 대응이 부족했던 점이 순위 하락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향후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서의 여권 가치 회복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외교 전략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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