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이 개발한 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투여된 4기 폐암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은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한양행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유한양행과 영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안준홍 영남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비소세포폐암(NSCLC) 4기 진단을 받은 63세 환자가 렉라자 투여 후 병리학적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 CR)를 기록한 사례를 국제학술지 ‘폐암 중개 연구(TLCR)’에 보고했다. 환자는 언어 장애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뒤 EGFR 엑손21 L858R 변이가 있는 4기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됐다. 해당 변이는 치료가 까다롭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환자에게 6개월간 렉라자를 투여했고, 이후 영상 촬영 결과 암 병변이 완전히 사라진 방사선학적 완전관해 상태에 도달했다.
환자는 이후 폐 우측 상엽과 종격동 림프절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후 제거한 조직에서도 암세포가 존재하지 않아 병리학적으로도 완전관해 판정을 받았다. 이후 12개월간 재발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안 교수는 “3상 임상시험에서 렉라자의 효능은 입증된 바 있으나, 병리학적 완전관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렉라자 치료와 수술 병행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례가 발표되자 25일 오전 유한양행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1% 오른 12만 5,800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렉라자가 완치 사례를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이 주목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공동 개발한 표적 항암제다.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2021년 처음 허가를 받았으며, 2023년부터는 1차 치료제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2023년 8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와 함께 승인받기도 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최근 사업보고서를 통해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로 인해 자사의 신약 개발 역량과 글로벌 항암제 시장 내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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