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채용 2년 연속 내림세
대졸자 알바 선택 증가
20·40대 일자리 급감

“일할 곳이 없다.” 지난해 3분기 신규 채용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신규 채용된 일자리는 582만 8,000개로 전년 대비 20만 개 이상 감소했다. 이는 2년 연속 내림세를 기록한 것이며,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체 임금 근로 일자리에서 신규 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8.0%로 떨어지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제조업의 신규 채용 비중이 처음으로 20% 밑으로 내려갔다. 내수 부진과 경기 둔화 속에서 기업들이 인력 채용을 줄이면서 신규 일자리 창출이 위축되고 있다.

건설업도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신규 채용 비중이 53.0%에서 50.4%로 감소하며, 전반적인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장기적인 불황이 지속되면서 관련 업종에서의 고용 기회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규직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는 대학 졸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르바이트 전문 플랫폼 ‘알바천국’이 올해 2월 대학 졸업자 및 졸업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4.5%가 졸업 이후 계획으로 ‘아르바이트 구직 및 근무’를 선택했다. 이는 ‘어학 성적 갱신, 자격증 취득 등 취업 준비’(17.0%)와 ‘정규직 구직활동’(13.5%)보다 높은 수치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동일 조사보다 11.0%P 증가한 수치로, 신규 채용이 줄어든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정규직 취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대졸자들이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금전적 요인’이다. 응답자의 45.8%는 생활비나 용돈 마련을, 37.3%는 취업 준비 비용 충당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취업난으로 인해’(20.3%), ‘진로 탐색을 위해’(15.3%)라는 응답도 뒤를 이었다. 취업 공백기를 최소화하고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아르바이트 업종은 무엇일까? 예상과 달리 ‘사무·회계’ 직군이 아닌 ‘외식·음료’ 업종(37.3%)이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서비스업(20.3%), 유통·판매(16.9%)가 순위를 기록했으며, 사무·회계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응답은 5.1%에 그쳤다. 이는 사무직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외식·음료 업종이 근무 시간 조절이 쉽고 비교적 빠르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아르바이트 근무 기간에 대해서도 ‘3~6개월’(35.6%)을 선택한 응답자가 많았고, ‘1년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응답도 11.9%에 달했다. 한편, 통계청이 2월 19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20대 이하(-14만 6,000개)와 40대(-6만 7,000개)의 일자리 감소 폭이 가장 컸다. 20대 이하의 일자리는 8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40대 역시 5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이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동시에, 중견급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40대마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와 산업 구조 변화로 인해 신규 채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고용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대졸자들은 취업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선택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생계유지 수단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기업들의 채용 확대와 산업별 일자리 창출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신규 채용 감소와 청년 실업 증가, 비정규직 확산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절벽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정부와 기업 차원의 더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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