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현장 등을 처리하는 특수청소부
한 달에 10건, 연봉 약 3억 원
일에 대한 사명감 필요

청소부는 ‘극한 직업’ 중 하나로 꼽힌다. 높은 강도의 육체적 노동이 필요한 데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연봉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진로 진학 정보 홈페이지인 커리어넷에 따르면 청소부의 평균 연봉은 약 2,200만 원이다.
그러나 청소부 중에서도 다른 이들에 비해 높은 업무 강도를 자랑하는 만큼 높은 연봉을 받는 업종이 존재한다. 바로 특수한 상황에 놓인 공간을 청소하는 ‘특수청소부’다. 이들은 쓰레기로 가득 찬 집 안을 청소하거나 이사 후에 남겨진 폐기물 처리, 화재 및 범죄 현장 청소, 악취 제거, 사람이 사망한 현장(대개 집 안이나 차 안)을 정리·처리·폐기·소독하는 일을 담당한다. 특히 사망 현장 청소를 주된 업무로 삼는다. 때문에 ‘유품정리사’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의 경우 이전까지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직업이었지만,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고독사 및 무연고 사망의 증가로 많은 매체에 보도되면서 주목을 받게 됐다. 2021년에는 넷플릭스에서 해당 직업을 조명한 드라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를 제작해 방영하기도 했다.
현직에 있는 종사자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특수청소부라는 직업을 알리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유품 정리 사업을 시작한 키퍼스코리아 대표 김석중 씨는 과거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특수청소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관련 일화를 소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김 대표는 아끼던 직원의 죽음을 계기로 유품 정리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품 정리 다큐멘터리를 보고 2007년 일본으로 넘어가 유품 정리업체 ‘키퍼스’에서 관련 업무를 배웠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경우 적게는 하루 반나절, 길게는 일주일 남짓 동안 일련의 청소 과정을 마친다. 대부분의 일들이 4일에서 6일가량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한 달에 작업할 수 있는 건수는 평균 10건으로 알려졌다. 작업을 마치고 특수청소부들이 받는 금액은 난이도와 면적에 따라 적게는 200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대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4~5평 원룸 기준 200~400만 원 선의 금액을 받는다. 평균 300만 원의 비용을 받고 한 달 10건의 작업을 하는 조건으로 계산해 본다면 특수청소부가 1년에 버는 돈은 약 3억 6,000만 원이다. 일반 청소부의 연봉에 비하면 약 10배 높은 금액이다. 유튜브 채널인 ‘워크돌’의 특수청소 아르바이트 편에서는 “얼마나 버냐”는 가수 예슈화의 질문에 한 직원이 약 월 1,000만 원의 급여를 받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계자는 연봉만 보고 무작정 뛰어들기에는 어려운 직업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현장 상황에 따라서 다르지만 시신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파리 및 구더기 등의 벌레는 물론이고, 혈흔과 더불어 시체가 부패하며 생긴 사체흔과 흘러나온 유기물까지 처리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업무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라며 해당 직업의 어려운 점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하는 일에 비하면 연봉이 많지는 않은 편”이라고 설명하며 “사명감이 없다면 견디기 힘든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Channel S의 프로그램 ‘진격의 언니들’에는 특수청소업체를 운영 중인 배 대표가 출연하여 “일당 40만 원을 지급하는데도 당일에 직원들이 도망친다”라며 직원 구인에 어려움을 표했다.
2024년 9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 가구 추계: 2022∼2052년’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수가 2022년 738만 9,000가구에서 30년 뒤인 2052년에는 962만 가구까지 200만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른 고독사의 증가로 특수청소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특수청소 관련 직업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전문적인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한국 특수청소업체의 경우, 따로 인허가나 자격증 등을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된 지식이 없고, 일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경우에도 사업 등록을 통해 누구나 특수청소부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 이삿짐센터나 고물상과 같은 비전문 업체도 관련 업무를 수행할 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확인할 수 없는 특수청소 전문 업체 또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에 민간인들의 피해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미 한국보다 먼저 특수청소업계의 호황을 겪은 일본의 사례를 예로 들며 특수청소와 관련한 자격증과 이를 관리할 단체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일본에서는 사건현장특수청소센터가 존재한다. 2013년 설립된 이 센터에서는 약 2개월간의 통신 강좌와 시험을 통해 민간 자격의 ‘특수청소사’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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