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통과된 김건희 여사의 주력 사업…예산 봤더니 ‘헉’

22일 만에 승인, 검증 절차는?
의료계 반발, 정책 효과 의문
7892억, 세금 낭비 논란

출처: 대통령실

“3주 만에 8천억 원이 결정됐다.” 김건희 여사의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이 예타 면제와 함께 단숨에 승인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신건강 문제 해결과 자살 예방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검증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의료계의 반발과 사업 구조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정책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올해 편성된 예산만 해도 433억 원, 총사업비 7,892억 원에 달하는 이 사업을 둘러싼 논란과 네티즌 반응을 자세히 살펴본다.

출처: 보건복지부

마음투자 지원사업은 2024년 7월부터 시행된 정부 정신건강정책의 핵심 과제다. 우울과 불안 증상을 겪는 국민에게 심리상담을 제공하며, 자살·자해 예방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예타를 면제받은 데 이어, 사업 계획 적정성 검토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예타(예비타당성조사)는 대규모 재정 사업의 경제성과 타당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절차로 일반적으로 대규모 사업의 필수 절차이지만, 정부는 이를 생략하고 긴급 추진을 선택했다.

기획재정부는 2023년 9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사업 적정성 검토를 의뢰했고 마감 기한은 2024년 6월이었으나 검토는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는 472억 원의 예산이, 올해에는 433억 원의 예산이 검증 없이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

출처: 전국민마음투자지원사업 홈페이지

국회 예산정책처는 “예타가 면제된 사업이라도 사업 적정성 검토 절차를 통해 예산의 효율성과 건전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검토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명백히 예산 운용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마음투자 지원사업이 졸속 추진됐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는 2024년 6월 내부 서신을 통해 “사업 구조가 비효율적이고 여러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며 회원들에게 사업 참여를 보류할 것을 권고했다. 실제로 전국 1600여 곳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중 마음투자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곳은 약 100곳에 불과하다.

서울의 한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시행된 상담 절차를 살펴보면, 상담 시간은 10~15분으로 매우 짧았으며, 단순한 문답과 체크리스트 작성만으로 바우처 발급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적절한 치료 대상 선별이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서울대 박한선 교수는 “세밀한 진단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우처가 남발되면 실질적인 정책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우려를 표했다.

출처: 뉴스1

마음투자 지원사업은 심리상담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중증 정신질환자 지원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사회는 “정해진 예산은 다른 곳에서 가져오는 것이므로 중증 정신질환에 투입될 예산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24년 9월까지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이용한 약 1만 1,000명 중에는 사업 설계 당시 대상에서 제외된 15세 미만 아동과 2세 유아도 포함돼 있어 사업 구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출처: 대통령실

해당 사업은 김건희 여사의 주력 사업으로, 자살 예방을 위한 행보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 여사는 2023년 ‘세계 자살 예방의 날’ 행사에 참석하고, 마포대교 순찰을 통해 자살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야당은 이를 두고 “김건희표 사업”으로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다고 지적하며, 사업의 졸속 추진 배경에 김 여사의 영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사업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사업 추진 과정의 투명성과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컸다. 또한 “세금을 이런 데 쓰냐?”, “혈세가 줄줄 샌다” 등 예산 낭비에 대한 불만도 다수 제기됐다. 일부는 “자살률 1위 국가에 필요한 사업”이라며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사업 구조적 문제와 효과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대다수였다.

2025년에도 마음투자 지원사업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여전히 검증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예산이 집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업의 구조적 문제와 정책 효과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빠른 추진이 자살 예방이라는 긴급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아니면 예산 낭비와 정책 실패로 이어질지 올해도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