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배곧 집값 10억→5억
개발 지연에 상권 침체
개발 속도가 관건
한때 부동산 시장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으며 ‘10억 클럽’에 가입했던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아파트들이 현재는 반토막 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개발 지연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집값 내림세가 심화하고 있어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과연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그 원인과 전망을 짚어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배곧신도시 주요 아파트 단지들은 2021년 최고가 대비 40% 이상 하락했다. ‘시흥배곧C2호반써밋플레이스’ 전용 84㎡는 2021년 6월 10억 원에 거래되며 배곧 최초로 10억 클럽에 가입했지만, 최근 5억 7,800만 원에 거래됐다. 바로 옆 단지인 ‘시흥배곧C1호반써밋플레이스’도 5억 9,000만 원으로 4억 원 이상 떨어졌다.
‘시흥배곧SK뷰’ 역시 전용 84㎡가 9억 9,500만 원에서 5억 9,000만 원으로 4억 원 넘게 하락했다. 중소형 타입으로 인기를 끌던 ‘호반베르디움센트로하임’ 전용 65㎡는 6억 7,000만 원에서 3억 5,000만 원으로 거의 반값에 거래되었다.
배곧신도시의 집값 하락은 개발 지연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시흥시는 배곧동에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다양한 개발 사업을 추진했으나, 공사가 지연되며 기대감이 사라진 상태다. 시흥배곧서울대병원은 800병상 규모의 첨단 의료 시설로, 2027년 개원을 목표로 했으나 2028년 상반기로 개원 일정이 미뤄졌다.
병원 설립은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 2022년 턴키 방식으로 추진됐으나, 공사비 문제로 네 차례 유찰되었다. 이후 사업비를 570억 원 증액해 5,882억 원으로 조정한 뒤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공사 기간이 최소 4년 이상 소요되어 2028년 말 개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다른 핵심 개발 사업인 ‘배곧대교’ 역시 표류 중이다. 배곧대교는 시흥시와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왕복 4차로의 해상교량으로, 지역 접근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환경단체의 반대와 법적 분쟁으로 사업이 지연되며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어들었다. 개발 지연은 지역 상권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배곧신도시 내 주요 상가들에는 공실이 속출하며 상권이 침체하고 있다. 상인들은 “서울대병원이 조속히 들어서야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하소연하지만, 공사 지연 소식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배곧신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으려면 개발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 기대감이 사그라든 상황에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집값 하락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언급하며, 배곧신도시도 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주민들과 상인들의 고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배곧신도시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개발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지역 경제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댓글1
10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