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단식투쟁 시작한 임현택 의협회장이 전한 결단 한 마디

대한의사협회장 단식 투쟁
“대통령·국회가 끝내야 한다”
번아웃·타국 이주 현실 토로

최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 해소, 간호법 제정 논의 중단 등에 관련한 사안을 촉구하기 위해 단식 투쟁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국회를 향해 결단을 내려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 26일 임현택 회장은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부 공무원과 폴리페서들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의사 악마화와 국민을 기만한 거짓 선동으로 전공의들과 학생들이 진료 현장과 교육 현장에서 떠난 지 벌써 6개월을 넘어섰다”고 밝히며 “대통령과 국회는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의료 대란을 끝내겠다는 결단을 내려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그는 “의료 현장에서 교수님들은 버티고 버티다 번아웃돼 조용한 사직이 이뤄지고 있고 지방에선 위급한 임산부가 갈 데가 없어 119구급차 안에서 출산하고 있다”고 짚으며 “서울에서조차 사고로 사지를 다친 환자, 위와 기관지에서 피를 토하는 환자를 받아줄 병원이 없어서 숨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의료는 철저히 사망 직전으로 국민 생명은 속수무책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의협 회장으로서 단식을 통해 진심을 전하고 싶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택 회장은 이날을 시작으로 정부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까지 무기한 단식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이 사태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가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주십사 저희가 간절히 호소하는 방식”이라며 “정부의 입장 변화가 있을 때까지 (단식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의협이 정부에 요구하는 입장 변화에 대해서는 명확히 규정했다.

최안나 대변인은 임현택 회장이 단식투쟁을 멈추는 조건인 ‘정부의 입장 변화’는 “의대 증원과 간호법, 의료 개혁특별위원회 논의 모두를 포함한 것”이라며 “의미 있는, 실효성 있는 논의를 의료계와 하겠다는 정부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임현택 회장의 단식 투쟁과 더불어 일부 의대 교수와 학생들도 그의 행보에 동참했다. 이날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독단적인 정책으로 초래된 한국 의료의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며 “지금 당장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멈추지 않으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의료 붕괴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도 입장문을 내고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와 2학기 등록금을 납부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교육부가 한국 의학교육의 우수한 질을 보장하기 위한 학사 일정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신입생은커녕 재학생의 학습권도 책임지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복귀를 외치는 것은 외양간을 다 부숴놓고 돌아오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임현택 회장은 “의료 공백이 발생한 기간 동안 교수들은 버티다 번아웃돼 조용한 사직이 이뤄지고 있다”며 “생명을 구하는 보람만으로 묵묵히 진료 현장을 지키던 교수들도 이제 이 땅에서 의사로 살아가는 것에 희망이 없다는 판단에 타국으로 이주하고 있다”고 말하며 일부 의사들의 현실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의료 공백이 발생한 기간 동안 버틴 의사들의 현실을 전하고 단식을 통해 국민에게 진심을 전하겠다는 취지에서 내린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단식과 더불어 그는 현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우리 의사들은 하루라도 빨리 붕괴한 대한민국 의료를 정상화하고 싶다”며 “국민들도 대한민국 의료가 하루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하며 대통령과 국회 측에 현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통령과 국회에 마지막으로 호소한다며 목소리를 높인 그는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이 의료대란을 끝내겠다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임현택 회장은 “이 세상에 생명보다 더한 가치는 없고, 국가의 존립 이유 중 국민 생명을 구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며 “이제 국민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이 국가적 의료 위기 상황을 수습하는 길은 오로지 대통령과 국회가 나서서 결단하는 길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임현택 협회장의 입장을 들은 시민들은 “의사는 어떠한 순간에도 환자가 우선이다. 오직 자기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돌보지 않겠다는 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원히 단식하세요”, “왜 본인들이 해결할 생각을 안 하고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냐?”와 같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