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부회장 인터뷰
할아버지 출근길 기억나
“밥 남기지 마라” 말씀해
자동차 정비 사업으로 시작해 조선 사업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조선업을 시작한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이 손자이자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맡은 정기선에 주로 했다는 말이 있다. 이러한 사실을 정기선 부회장이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해 화제가 됐다.
정주영 창업주는 다양한 어록을 남겨 현재까지도 자주 언급된다. 특히 “이봐. 해봤어?”라는 대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그를 가장 잘 대변하는 말로 손꼽힌다. 과거 정주영 창업주는 백사장이었던 울산 앞바다에서 한국 조선산업의 가능성을 내다보면서 이러한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정주영 창업주는 설계도 하나로 영국에서 차관 도입을 해내면서 조선소 건설을 비롯해 선발 건조를 동시에 이뤄냈다. 이에 대해 정주영 창업주는 현대조선소를 구상하면서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기어코 해내겠다는 결심은 더 굳세어진다”라며 “일이 성공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더 치열하게 할 수 밖에 없어진다.”라고 했다.
이에 현재 현대중공업의 전신이 되는 조선 사업 추진팀은 현대건설 기획실 직원 12명을 차출하여 조선 사업에 몰두했다. 당시 이들은 조선 관련 기술력을 비롯해 재정력 등 구조적 기반 자체가 부실한 상황으로 외국 기업과 기술제휴 방안을 모색하며 성장해 왔다.
1970년 조선 사업 추진팀은 조선사업부로 정식 발족하였고 이들은 ‘대형조선소사업 계획’을 추진했다. 전체 창업자금 6,300만 달러 가운데 4,300만 달러를 외자로 조달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정주영 창업주의 ‘500원짜리 지폐’ 일화다. 정주영 창업주는 1971년 차관 도입을 위해 런던으로 넘어가 롱바톰 애프도어 회장을 만났다. 애프도어 회장은 당시 영국 사회에서 큰 거물로 불리던 인물이며 하원의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버클레이 영국 은행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애프도어 회장은 현대그룹의 건설 실적을 비롯해 발전 가능성 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에 정주영 창업주는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들며 역사적인 말을 뱉은 것이다.
정주영 창업주는 “이미 한국은 16세기에 철갑선을 만들었다”라며 “그 후 산업화가 늦어지면서 조선에 대한 아이디어가 녹슬었을 뿐이며 한 번 조선을 시작하면 몇백 년 동안의 잠재력이 분출돼 나올 것이다”라고 설득했다. 당시 500원짜리 지폐에는 거북선이 그려져 있었다.
이러한 정주영 창업주의 설득에 현대는 조선소 건립에 밑바탕을 다진 것이다. 한국 조선 사업에 큰 획을 긋고 한국 경제의 발전을 이끌어간 정주영 창업주는 회사가 아닌 가정에서는 어떠한 인물이었을까.
이에 대해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정기선 부회장은 유튜브 채널 ‘소비더머니’에 출연해 할아버지 정주영 창업주를 회상했다. 가정에서 주로 정주영 창업주와 어떠한 대화를 나누었냐는 질문에 정기선 부회장은 “(할아버지 댁에서) 아침 식사를 같이하고 나서, 현대그룹 사장님들하고 같이 걸어서 출근하시는 그런 뒷모습을 보고 커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할아버지가) 항상 하셨던 말씀은 ‘밥 남기지 말고 다 먹어라. 밥 남기면 안 된다’라고 하셨다”며 웃으며 설명했다. 현대그룹 정주영 창업주 역시 가정에서는 손자의 식사를 챙기는 다정한 할아버지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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