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페라리·부가티 숨겨둔 ‘존버킴’…뭐 하는 사람인가 봤더니

‘존버킴’ 구속 기소
800억 원대 스캠코인
도주→ 복역 → 출소 → 구속

지난 4월 가상화폐 업계에서 악명높기로 유명한 암호화폐 ‘포도 코인’을 상장 및 시세 조정해 피해자들로부터 약 800억 원을 가로채고 해외 도주를 시도했던 일명 ‘존버킴’ 박 모 씨가 재차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으로 거액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주가조작 사범 ‘존버킴’이 출소한 직후 검찰이 “도망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 발부와 동시에 존버킴이 보유했던 슈퍼가 13대에 대한 차량 압수도 시작됐다.

당초 SNS상에서 수천억 원대 자산을 자랑하던 박 모 씨는 자신을 일명 ‘존버킴’으로 설명하고 자신이 보유한 차량을 공개해 자동차 마니아로 유명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 범죄 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포도 코인 사기 범행의 총책으로 알려진 존버킴을 사기·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와 함께 존버킴의 범행을 도운 동업자 A 씨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존버킴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약 1년 2개월간 스캠 코인인 ‘포도 코인’을 발행하고 상장해 코인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전량 매도해 809억 원가량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다만, 이들이 실제로 가져간 이익은 216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매도 대금을 사적으로 사용해 코인 발행업체인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가 추가됐으며 현재 포도 코인을 발행한 업체의 대표는 상장을 위한 서류를 허위로 꾸며 거래소에 제출해 업무방해 혐의로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버킴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앞서 검찰의 수사를 피하고자 지난해 중국 밀항을 시도하다 목표 해경에게 붙잡혔다. 이에 따라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실형 10개월을 선고받고 지난달 출소했다. 그러나 검찰이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해 출소 이후 곧장 구속된 것으로 판단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존버킴’으로 알려진 박 모 씨가 고급 호텔 등에 ‘시세조종 팀’과 ‘리딩방팀’을 꾸려 분산 상주시킨 후 이들을 관리하는 총책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박 모 씨는 포도 코인을 두고 12명의 개발자와 충분한 재정을 확보한 뒤 발행했다고 홍보했으나, 실제 개발업체는 대표와 직원 1명으로 구성된 유령회사에 가까운 수준을 가진 곳으로 드러났다. 이와 더불어 코인 매도 대금도 사업에 쓰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며 향후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인 수사를 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존버킴의 구속과 함께 그가 보유했던 차량 역시 압수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6월 검찰은 존버킴이 경기도 파주시의 시골 창고에 숨겨놓은 슈퍼카들을 파악해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골 창고에 세워져 있던 차량은 13대로, 비싼 슈퍼카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추정가 73억 원에 달하는 부가티 디보, 추정가 46억 원에 달하는 페라리 라페라리, 추정가 12억 원에 달하는 포르쉐 918 스파이더, 추정가 7억 원에 달하는 롤스로이스 팬텀을 포함한 차량 13대와 오토바이 1대를 압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존버킴 명의의 차량은 몰수보전 명령을 받아 처분 금지 조치가 취해졌고, 차명으로 보유하거나 리스계약을 체결한 차량 역시 몰수보전을 청구한 상태로 보인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 범죄 합동수사단은 박 모 씨가 차량 일부를 해외로 매각해 대금이 입금돼 있는 자동차 수출업체 명의 계좌에서 발견한 43억 원의 예금채권도 몰수 보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이 취득한 범죄수익을 전액 몰수·추징해 박탈할 예정”이라며 “가상자산시장 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다수의 서민 피해자를 양산하는 범죄 세력은 철저히 수사해 엄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