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시작한 ‘뚜쥬루’
전국 동네 빵집 매출 3위
‘뚜레쥬르’ 상호명 허락해
CJ가 1997년 시작한 브랜드 뚜레쥬르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천안의 한 빵집이 있다. 이 빵집의 이름은 ‘뚜쥬루’로 뚜레쥬르보다 5년 빠른 지난 1992년에 처음 문을 열었다. 더하여 업계에 따르면 CJ가 베이커리 사업 진출을 앞두고 이곳에 매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대전에 가장 유명한 빵집은 ‘성심당’이라면 천안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은 단연 ‘뚜쥬루’라고 할 수 있다. 뚜쥬루는 천안 지역에 자리 잡은 후 가게가 크게 성장했으며 지난해(2023년) 매출 251억 원을 달성하면서 전국 동네 빵집 매출액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대전 성심당, 2위는 전북 군산 이성당으로 집계됐다.
높은 인지도와 매출을 자랑하는 성심당의 명성을 좇을 만 하지만 뚜쥬루는 목표가 확실했다. 뚜쥬루과자점 윤석호 대표이사는 “성심당의 성장을 존중하고 응원한다”라면서도 “뚜쥬루는 뚜쥬루만의 방식으로 빵을 만든다”라고 말하며 누군가 뒤가 아닌 본인들의 길을 걸어가는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뚜쥬루의 자부심은 ‘빵 돌가마’에서 느낄 수 있다. 해당 명칭은 국내 최초로 빵을 굽는 돌가마를 설치하여 생긴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빵 돌가마는 일본에서 사용하는 기술로 위아래에서 열을 가해 빵을 굽는 전기 오븐 제작 방식과 달리 돌을 데운 열기로 빵을 구워내는 방식이다. 이러한 빵 제조 방식으로 뚜쥬루의 빵은 일명 ‘겉바속촉’ 빵이 될 수 있었다. ‘겉바속촉’이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을 일컫는다.
특히 현재 뚜쥬루는 ‘1호’보다 규모가 더 큰 ‘2호’ 빵 돌가마를 제작하여 빵 생산량을 늘렸다. 뚜쥬루가 제조하는 빵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빵은 ‘돌가마 만주’와 ‘돌가마 빵’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빵은 이곳에서만 제조한다.
이외에도 뚜쥬루는 팥을 직접 끓이는 팥 제작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천안 쌀을 빻는 쌀 제분소를 비롯해 어린이 베이커리 등 빵을 제조하고 판매 등 유통 모든 과정을 ‘빵 돌가마 마을’에서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투명성은 빵 제조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뚜쥬루에 따르면 국내산 팥을 매일 끓여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선하고 건강한 빵을 위해 20년간 식용유를 하루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 지역을 대표하는 빵집인 뚜쥬루는 처음부터 천안에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지난 1992년 윤석호 대표는 서울에 처음 ‘뚜쥬루’라는 제과점을 열었고 이것이 현재의 천안 뚜쥬루의 전신이다.
뚜쥬루의 이름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뚜쥬루와 뚜레쥬르의 이름 유사성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대기업에서 만든 뚜레쥬르가 원조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뚜쥬루가 먼저다.
업계에 따르면 1990년 후반 CJ는 베이커리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윤석호 대표에 뚜쥬루 매각을 제안했지만, 실패했다. 그 후 CJ는 1997년 뚜쥬루와 이름이 비슷한 뚜레쥬르라는 상호로 가게를 열었다.
윤석호 대표에 따르면 뚜레쥬르는 뚜쥬루와 상호가 유사한 이유로 상표 등록이 불허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대표는 아무런 대가 없이 상생 협력 계약서를 체결한 뒤 뚜레쥬르의 상표 사용을 동의해 준 것으로 전해진다. 독점이 아닌 상생을 선택한 것이다.
이후 윤 대표는 운영하던 서울 제과점의 문을 닫고 문을 닫고 1998년부터 천안 지역에 자리 잡아 ‘건강하고 몸에 좋은 빵’ 만들기에 몰두했다. 특히 화학첨가물인 방부제, 인공 색소, 광택제 등을 첨가하지 않아 유명하기도 하다. 이 때문에 보관기간이 짧아 제조한 지 하루가 지난 빵은 다음 날 반값에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후 소문이 번지면서 이른 아침부터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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