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32년 만에 7번째 시중은행
내부통제 강화 조치 ‘적정 판단’
대구·경북 지역에 거점을 둔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전국구’를 영업 단위로 두는 시중은행으로서의 새로운 출범을 알렸다.
이는 지난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의 출범이자 SC제일은행·우리·하나·KB국민·신한·한국씨티에 이은 7번째 시중은행으로 이목이 쏠린다. 또한, 대구 은행이 국내 1호 지방은행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제9차 정례회의를 열어 대구·경북권 중심의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를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의 인가에 따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확정됐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은행업의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겠다 밝혔다. 대구은행은 그 첫 사례가 됐으며, 지난 4월 금융 당국의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시 인가 방식 및 절차’에 맞춰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인가 내용을 변경하는 은행업 본인가를 금융위원회에 신청했다. 대구 은행의 인가 신청 당시 자본금은 7천6억 원으로 시중은행 자본금 요건 1천억 원 이상을 충족했다.
이에 금융 당국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 평가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자본금 요건, 대주주 요건 등 인가 요건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결과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인가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의 차이는 비금융주력자 주식 보유 한도(15%→4% 초과 보유 금지)와 최소 자본금 요건(250억 원→1천억 원)뿐임에도 불구, 중요 사항의 변경인 만큼 법령상 모든 세부 심사 요건을 꼼꼼하게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대구은행의 인가 심사 당시 특히 ‘내부통제 체계의 적정성’에 중점을 두고 평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대구은행에서 고객 모르게 증권계좌를 임의로 개설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대구은행이 시중은행과 비교해 내부통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대구은행의 경우 금융 사고 이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마련해 증권계좌 임의 개설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맞춤형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금융 당국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마련한 ‘국내 은행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가장 빠르게 이행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준법 감시 역량 강화를 위해 사고 예방조치 세부 운영 기준을 마련하고 상시 감시 확대·체계화 등 준법 감시체계도 개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구은행 경영진들이 금융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어 대구은행은 전사적인 쇄신과 금융사고 방지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대구은행의 내부통제 개선 사항 관련 이행 실태를 주기적으로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부대조건 하에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인가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에서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새롭게 진출하는 영업 구역 중심으로 은행 간 경쟁이 촉진되면서 소비자 후생도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당초 대구은행이 이미 은행업을 영위해 왔기 때문에 업무 영역과 규모를 확대하는 것에 그쳐 단시일 내에 안정적이고 실효적인 경쟁 촉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시중은행 전환과 동시에 대구은행은 현재 수도권과 경상도권에서만 영업하는 것을 넘어서 향후 3년간 수도권은 물론 충청·강원 등에 영업점 14개 등을 신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구은행 측은 그동안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왔던 부담도 완화하며 경쟁력 있는 금리도 금융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중신용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 대한 여신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며, 지방은행으로서 축적한 ‘관계형 금융’ 노하우와 영업 구역 확대에 따른 리스크관리 역량을 활용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도 대구은행의 출범 지역인 대구·경북권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속해서 노력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과 동시에 회사 이름도 주주총회를 거쳐 DGB대구은행에서 iM뱅크(아이엠 뱅크) 바꿀 예정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에선 대구은행 명칭을 병기해 57년 정체성을 지킬 방침이다. 사명 변경과 함께 영업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부동산 경기 등 특정 지역 경제 상황에 대한 의존도 역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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