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식당 들어간 운전자
경찰 도착 전 소주 들이켰다
과거 2차례 음주 적발되기도
음주 운전과 관련한 소식이 최근 들어 급증했다. 지난 4월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에서 길을 걷던 9살 여자아이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대중들은 어린이 보호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을 두고 만연한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을 꼽고 있다.
실제 음주운전자의 재범률은 46%로 마약사범 재범률인 36%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는 등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운전자는 경찰에 음주운전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황당한 행동을 한 것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비보호 좌회전하던 중
충돌 사고 낸 운전자
지난해 9월 6일 승용차 운전자 A씨가 오전 7시 27분께 강원도 원주시의 한 편도 2차선 도로 비보호 좌회전 구간에서 좌회전을 하다 맞은편에서 직진하던 차량과 충동하는 사고를 냈다. 그런데 A씨는 경찰관이나 보험사가 출동하기 전 인근에 있던 식당에 들어간 것.
식당에 들어간 A씨는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소주 반 병을 마신 것으로 알려진다. 음주운전 의심 신고에 따라 경찰은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고, 그 결과 0.112%로 나타나 수사당국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치상과 함께 음주운전 혐의도 공소장에 추가했다.
공황장애가 술 마신 이유?
음주운전 혐의는 끝내 부인
이처럼 황당한 행동을 저지른 A씨는 경찰 진술에서 “공황장애 때문에 소주를 마셨을 뿐이다. 일률적인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계산한 수치만 가지고 음주운전 여부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라며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그러자 재판부는 ‘후행 음주로 인한 혈중알코올농도 증가분’이 가장 높게 계산되도록 체내흡수율과 위드마크 상수 등의 수치를 적용했다. 여기에 실제 마신 소주의 알코올 도수(16.5도)보다 0.4도 높여 적용하는 등 A씨에게 유리하도록 적용해 계산하니, 후행 음주로 인한 혈중알코올농도 최고치는 0.0668%로 나타났다. 이에 사고 직후 측정한 수치에서 빼자 0.0452%가 이번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자기 꾀에 넘어간 꼴
재판부는 징역 6개월 선고
결과적으로 음주운전 단속 기준인 0.03% 이상으로 혈중알코올농도가 나왔기 때문에 A씨는 술을 마신 후 운전대를 잡았다는 것이 확인된 셈. 재판부는 “식당 CCTV에 촬영된 A씨의 모습을 보면 사고 수습보다 음주가 더 시급할 만큼 공황장애가 심각하다고 볼 수 없다”며 “음주운전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술을 마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 A씨는 스스로 음주운전 상태임을 인식하지 않았다면 굳이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과거 두 차례의 음주운전 약식명령과 범행 후 죄질 불량 등을 고려해 징역 6개월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데 겨우 6개월이냐”, “진짜 멍청하다”, “법이 이러니 또 음주운전 하는 거다” 등 판결이 약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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