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자 일부를 반려한 가운데 68년 전 이승만 정부에서도 유사한 제청 거부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헌법이 제정된 1987년 이후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조희대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구와 관련해 내주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28일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의 제청을 반려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임명동의안만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대통령의 임명권 자체가 실질적인 심사 재량을 내포하고 있다”라며 법률 검토를 거쳐 재제청을 요청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1958년 이승만 정부에서 벌어진 대법원장 제청 거부 사례도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정지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입법위원장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데자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의 저서 ‘가인(街人) 김병로’의 내용을 인용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저서에 따르면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이 퇴임을 앞둔 1957년 11월 법관회의는 후임 대법원장 후보를 정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 결과 김동현 전 대법관이 11표 가운데 9표를 얻어 대통령에게 제청됐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이듬해 1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법원행정처장에게 “귀하가 대법원장으로 제청한 김동현 씨는 임명하지 않기로 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자유당 경북도당위원장이었던 이우익을 대법원장으로 제청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법관회의는 정당에 몸담은 인물을 사법부 수장으로 세울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결국 법관회의는 1958년 1월 다시 회의를 열어 조용순 전 대법관을 후보자로 선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전 대통령은 두 번째 제청에도 곧바로 임명 절차를 밟지 않고 법원조직법 개정을 추진했으며 법조계 반발이 이어진 끝에 같은 해 6월 국회에 대법원장 승인 요청을 전달했다.
한편, 조 대법원장 역시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입장을 내놨다. 이날(28일) 그는 “우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할지 묻는 질문에도 즉답하지 않았다. 그는 “다음 주 중 정리가 되면 공식적으로 알려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제청 요구에 대한 대법원의 대응 방향은 내주 공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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