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검찰 수뇌부가 즉각 사의를 표명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법안 처리 직후 사직서를 제출하며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밝혔고 앞서 사의를 표명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함께 법무·검찰 지휘부가 동시에 공백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형사사법 체계 개편과 조직 운영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31일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에게 “형소법 개정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방금 사직서를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직무대행을 맡은 이후 약 8개월, 258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구 대행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도 검찰 조직의 자성과 제도 운영의 균형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얻지 못한 부분은 구성원 모두가 깊이 성찰해야 한다”라면서도 “수사 제도가 바뀌더라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검찰 본연의 역할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도 재차 드러냈다. 그는 검사가 수사기록만을 토대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보완수사가 어려워질 경우 피해자 보호에도 한계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건 처리 과정이 지금보다 더 복잡해져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는 등 형사사법 체계 전반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정부와 국회에 전달해 왔다고 설명했다.
구 대행은 “이 같은 우려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법안이 처리된 데에 대해 안타깝고 막막한 심정”이라며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국민 보호에 빈틈이 생기지 않는지 다시 한번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사법연수원 29기로 검찰에 입문해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법무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법무부 대변인을 맡았고,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했다.
이후 대전고검과 광주고검 차장검사를 지냈으며,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검찰 인사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 속 사퇴한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후임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어 왔다.
구 대행은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왔다. 그는 “1차 수사기관에 대한 검사의 실효적인 점검과 보완 기능이 사라질 경우 진실 규명이 어려워지고 형사사법 체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라며 보완수사권 폐지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검찰이 제시한 의견이 최종 법안에 반영되지 않은 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조직을 대표하는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법안이 처리된 직후 사퇴를 공식화하면서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행동으로 나타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사의 표명으로 법무·검찰 수뇌부의 동시 공백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사의를 밝힌 상태여서 법무행정을 총괄하는 법무부와 검찰 조직을 이끄는 지휘부가 모두 비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 대행의 사표가 수리되면 검찰총장 직무는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이어받아 이른바 ‘대행의 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형사사법 제도가 큰 변화를 맞은 상황에서 검찰 조직까지 지휘 공백을 겪게 되면서 향후 조직 개편과 제도 안착 과정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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