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싸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회사가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고 적자가 발생할 경우 임금을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자 노동조합은 사실상 임금 삭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어렵게 마련한 성과급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제안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31일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이 공개한 올해 임단협 4차 본교섭 회의록에 따르면 회사는 성과급의 절반 이상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동안 이를 매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회사가 적자를 기록할 경우에는 임금을 일시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내용도 함께 제시하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노조는 회사의 제안을 사실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적자 발생 시 임금을 조정하는 내용은 결과적으로 임금 삭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해당 방안이 지난해 노사가 어렵게 합의했던 성과급 체계의 취지를 훼손하는 수준이라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사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해 체결한 성과급 제도와도 맞물려 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활용하고 지급 상한을 폐지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당시 합의는 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경우 임직원들도 그 성과를 함께 공유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올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합의된 기준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임직원들이 받을 성과급 규모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 특성상 실적 변동성이 매우 큰 만큼 현재의 성과급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입장이다. 업황이 좋을 때는 막대한 성과급이 지급되지만 경기 침체가 찾아올 경우 경영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됐던 2023년 연간 7조 7,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회사는 이 같은 사례를 들어 업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보다 유연한 임금 체계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노조는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위험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 역시 직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조치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사는 올해 임단협의 핵심 쟁점인 성과급 지급 방식과 임금 조정 문제를 놓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4차 본교섭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향후 협상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성과급 제도와 임금 체계가 이번 임단협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예정된 5차 본교섭에서도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노사가 어떤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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