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조정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에 상임위원 명단을 사실상 직권 배정해 통보했다. 민주당이 조속한 원 구성을 요구하며 본회의 개최를 촉구한 직후 국회의장실이 국민의힘에 상임위원 선임 계획을 담은 공문을 보내면서 여야의 대치는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장현주 국회 공보수석은 2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조금 전 국민의힘에 국회의장 명의의 공문을 발송했다”라고 밝혔다. 공문에는 첨부된 명단에 따라 상임위원을 선임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이의가 있을 경우 오는 29일 정오까지 의견을 제출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조치는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국회의장실을 찾아 원 구성 절차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열어 달라고 요청한 직후 나왔다.
앞서 조 의장은 여야에 두 차례에 걸쳐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요청했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1차 제출 시한에 맞춰 명단을 제출했지만, 국민의힘은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조 의장은 제출 기한을 26일 정오까지 한 차례 더 연장했지만, 국민의힘은 끝내 명단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여야는 후반기 원 구성의 최대 쟁점인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특히 각종 법안의 최종 관문 역할을 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양당 모두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민주당은 더 이상 협상을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조 의장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까지도 국민의힘에서 답이 없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상임위원회 의결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개최 가능성에 대비해 오는 29일부터 소속 의원 전원에게 서울 비상대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비상의원총회도 소집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하며 즉각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독재 정권다운 협박”이라며 민주당이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정오까지 명단을 제출하지 않으면 상임위원장 18석을 모두 가져가겠다고 압박하고 있다며 이는 정상적인 협상이 아니라 협박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협박을 중단하고 진정성 있는 협상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조정식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국회의장이 집권 여당의 거수기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의 의회 운영을 뒷받침하는 선봉장이 아니라 국회의장으로서 중립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회의장실은 이번에 통보한 상임위원 명단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장현주 공보수석은 국민의힘이 수정 의견을 제출하면 이를 반영할 수 있으며, 상임위원 선임 이후에도 상임위원 교체 요청이 있을 경우 관련 절차에 따라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회의 개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국회의장실은 조 의장이 6월 안에 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오는 29일이나 30일쯤 본회의가 열려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가 본격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싸고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후반기 국회 운영을 둘러싼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 구성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강행 처리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충돌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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