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노조 내부 갈등까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성과급 문제를 놓고 사측과 협상을 이어가던 삼성전자 최대 노조 위원장이 비반도체 부문을 겨냥한 발언을 남겼다가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과 스마트폰·가전 부문 사이의 불만이 이미 누적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노조 내부 분열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전날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 이후 노조 내부 소통방에 “마무리되면 노조 분리를 고민해 보자”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DX는 솔직히 못 해 먹겠다”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 내부에서는 사업 부문별 이해관계 차이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이른바 2·3노조에는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 직원 비중이 높은 반면 초기업노조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조합원이 다수 포함돼 있다. 최 위원장 역시 DS 부문 출신이다.

문제는 최근 노사 협상이 사실상 반도체 부문 성과급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DX 부문 조합원들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는 점이다. DX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요구가 협상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이어졌고 이런 상황에서 나온 최 위원장의 발언이 갈등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논란이 커지자, 최 위원장은 해당 글을 삭제한 뒤 다른 소통방을 통해 “집행부에 하소연하려던 글을 잘못 올렸다”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이미 노조 내부에서는 비판 여론이 빠르게 퍼진 상태다. 특히 조합원들을 통합하고 내부 목소리를 조율해야 할 노조위원장이 오히려 사업 부문 간 갈등을 키우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삼성전자노조동행 집행부는 정부세종청사를 직접 찾아 최 위원장에게 DX 부문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회사만이 아니라 종합전자회사”라며 “DX 부문 직원 5만 명의 목소리도 교섭 과정에서 분명히 반영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에는 약 7만 1,000명이 가입해 있으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약 1만 5,000명, 삼성전자노조동행은 약 2,300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별로 소속 사업 부문과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최근 성과급 협상을 둘러싼 갈등도 더욱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초기업노조 집행부의 과격 발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이송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부위원장은 조합원 단체대화방에서 “삼성전자를 없애버리는 게 맞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다른 노조를 두고 “파업할 힘도 조합원도 없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내부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부위원장은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삼성전자 안에서 반복된 노조 무시 관행과 조합 활동 위축 문제를 지적하려던 취지였다”며 “기업 자체를 없애자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조 집행부 인사들의 잇단 강경 발언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내부 노사 갈등뿐 아니라 노조 간 갈등까지 한층 격화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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