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보고 문건 목록을 둘러싼 공개 여부가 9년 만에 다시 뒤집히며 공개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묶여 비공개 처리됐던 자료에 대해 법원이 공개 판단을 내리면서 실제 자료가 드러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세월호 12주기를 앞두고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서 사건 당시 대응 과정을 둘러싼 추가 확인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번 판단은 단순한 정보 공개 여부를 넘어 대통령기록물 지정과 비공개 기준 자체를 둘러싼 해석 문제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장기간 이어진 소송 끝에 법원이 문건 ‘내용’이 아닌 ‘목록’에 대해서는 별도의 비공개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으로, 향후 유사한 기록물 공개 기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고법 행정10-3부는 10일 송기호 변호사가 대통령기록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송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문건 목록을 공개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재판은 대법원이 기존 2심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돌려보낸 데 따라 진행됐다. 대법원은 당시 대통령기록물 지정과 보호기간 설정이 법적 요건과 절차를 충족했는지 충분히 따져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해당 소송은 2017년 시작됐다. 당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이던 송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당일 작성된 보고 문건 목록 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해 비공개 처분을 내렸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은 국회 요구나 법원 영장 등이 없는 경우 최장 30년까지 공개가 제한될 수 있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는 판단이 엇갈렸다. 1심은 문건 ‘목록’은 단순 관리 자료에 해당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보기 어렵다며 공개를 인정했다. 반면 2심은 대통령기록관의 비공개 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해 결론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다시 2심 판단을 파기했다. 대통령의 보호기간 지정 행위가 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충족해야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해당 자료가 비공개 대상인지에 대한 구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는 문건 목록을 비공개로 유지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목록 자체는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현재 대통령기록관장이 재상고할 수 있는 절차는 남아 있다. 다만 재상고가 이뤄지더라도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추가 절차가 없을 경우 문건 목록은 공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판결은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대응 기록 접근 문제를 둘러싼 오랜 논쟁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결정으로 평가된다. 실제 문건 목록이 공개될 경우 당시 보고 체계와 대응 과정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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