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1,52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시장 불안을 자극하면서 환율이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중 고점을 찍은 뒤 일부 조정을 보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30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오후 4시 34분 기준 1,521.1원을 기록했다. 이는 주간 거래 종가 1,515.7원보다 5.4원 상승한 수치다.
환율이 1,52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3월 10일 장중 1,561원을 기록한 이후 약 17년 만이다. 다만, 이후 상승폭 일부를 반납하며 오후 5시 15분 기준 1,517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환율 급등의 배경으로는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 확산이 지목된다. 미국이 지상군 추가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을 이어가고 홍해 봉쇄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브렌트유는 115달러를 웃도는 등 국제 유가 또한 상승세를 보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환율 변동성과 함께 물가와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앞서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한 것에 대해 “한국의 외화 보유액은 약 4,200억 달러가 넘고 대외 순자산은 9,000억 달러 수준”이라며 “국민께서 걱정하시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 투자 자금의 국내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계좌 도입, 세계국채지수 편입,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선진 시장 지수 편입 추진 등 대응 방안도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배럴당 120~13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 민간으로의 차량 5부제 확대 등 수요 억제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3단계 정도로 올라가야 한다”라며 “민간에도 국민께 협조를 부탁드리기 위해서 부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향후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흐름, 그리고 정부 대응 정책이 시장 안정 여부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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