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부장판사를 둘러싼 법왜곡 혐의 수사가 결국 서울경찰청으로 모이게 됐다. 그동안 수사 주체를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던 가운데 두 사건 모두 서울청 광역수사단에 배당되면서 경찰 중심 수사로 가닥이 잡히는 흐름이다. 동일 혐의를 둘러싼 고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건 처리의 방향성이 일정 부분 정리된 셈이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이병철 변호사가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부장판사를 상대로 제기한 법왜곡죄 고발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에 배당됐다. 앞서 지 부장판사 사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접수됐으며, 조 대법원장 사건 역시 별도로 고발이 이뤄진 바 있다.
경찰은 사건의 성격과 피고발인의 지위를 고려해 서울청에서 직접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귀연 부장판사에 대한 고발은 지난해 3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및 석방 과정과 관련돼 있다. 고발인 측은 당시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 기준으로 계산한 점이 법 적용을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해당 판단이 법왜곡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고발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건 심리 과정과 연결돼 있다. 고발인 측은 대법원이 방대한 분량의 소송기록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판단을 내렸으며, 이는 형사소송법상 서면주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약 7만 쪽에 달하는 기록 검토 여부가 실제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가 쟁점으로 제기됐다.
경찰은 현재 사건 기록을 검토하며 수사 방향 설정에 착수한 상태다. 법왜곡죄가 새롭게 시행된 이후 적용되는 주요 사례인 만큼 법리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함께 법 적용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방침이다.

한편, 경찰청은 법왜곡죄 시행에 맞춰 전국 시도경찰청에 관련 참고 자료와 지침을 전달했다. 해당 지침에는 사건 접수 시 경찰청 보고 후 지휘를 받아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령 구조와 구성요건, 적용 기준에 대한 해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도경찰청 중심 수사를 원칙으로 하되, 내용이 불명확하거나 반복 민원 성격이 강한 사건은 일선 경찰서에서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향후 수사 진행 과정에서 법왜곡죄 적용 기준이 구체화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추가로 이번 사건은 법왜곡죄 적용의 초기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아직까지 해당 법 조항에 대한 명확한 수사 기준과 판례가 축적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수사가 향후 유사 사건 처리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수사 과정에서 법 적용 범위와 판단 기준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제도 운영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위 사법부 인사를 대상으로 한 수사라는 점에서 정치적·사회적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 결과에 따라 사법부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경찰의 법리 판단과 수사 과정 전반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수사 진척 상황과 함께 공수처 등 다른 수사기관과의 역할 조정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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