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현대음악의 선구자로 불린 작곡가 백병동 전 서울대 작곡과 교수가 지난 12일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60여 년 동안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을 이끌어 온 거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음악계와 문화계에서는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의 작품과 학문적 업적을 기리는 추모 물결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1936년 만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한 뒤 독일 하노버 음악대학에서 수학하며 작곡가 윤이상을 사사했다. 1971년 귀국한 이후 이화여대 작곡과 교수를 거쳐 1976년부터 모교인 서울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천안대 석좌교수로도 활동했다. 2011년부터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음악계 발전에 기여했다.
백 교수는 가곡과 관현악, 실내악, 오페라, 칸타타, 무용음악, 국악곡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60여 년 동안 100곡이 넘는 작품을 발표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한국 현대음악의 흐름을 이끈 대표적인 작곡가로 자리매김했다. 대표 작품으로는 가곡 ‘푸른 묘비들이여!’, ‘진혼가’, ‘바다와 나비’와 관현악곡 ‘진여’, ‘변용’, ‘여울목’, ‘진혼’ 등이 있다.
고인은 시인 신동엽과 함께 오페레타 ‘석가탑’을 작업하기도 했으며 신동엽의 죽음에 영향을 받아 ‘세 개의 오보에와 관현악을 위한 진혼’을 작곡했다. 그의 음악은 서구 현대음악의 작곡 기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작품 속에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 교수는 1961년 신인예술상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작곡상, 대한민국 무용제 음악상, 서울시 문화상, 한국음악상 등을 수상하며 음악적 성과를 인정받았다. 2023년에는 일신문화재단이 수여하는 일신작곡상을 받았다.
그가 집필한 ‘화성학’은 국내 음악 전공자들이 필수 교재로 활용하는 책으로 ‘화성학의 바이블’로 불린다. 이 밖에도 ‘음악이론’, ‘현대음악의 흐름’, ‘일곱 개의 페르마타’ 등의 저서를 남겼다.
유족으로는 부인 우화자 씨와 조카 우연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5일 오전 6시 50분이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한편, 최근 음악계에서는 안타까운 비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재즈 색소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이수정이 2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고인은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음악적 재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0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재즈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고 이후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전 세계 단 7명만 선발하는 총장 장학생으로 선정됐다. 또한 만 22세에 석사 과정을 마치며 음악적 역량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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