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재단 사업비가 답례품 마련에 사용되는 등 농협 수뇌부의 비리와 전횡이 다수 적발되면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정부 특별감사에서 선거 관련 답례품 제공과 공금 유용, 청탁금지법 위반 정황 등이 확인되면서 수사 의뢰가 이뤄졌다. 정부는 이번 감사에서 위법 소지가 있는 14건을 수사기관에 넘기고 제도 개선에도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회원조합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 1월 26일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됐다.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농림축산식품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감사원, 공공기관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해 감사반이 구성됐다.
감사 결과 강호동 회장과 농협 핵심 간부들이 선거 과정에서 재단 자금을 활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강 회장은 2024년부터 2025년 사이 농협재단 핵심 간부를 통해 회장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과 조합원, 임직원 등에게 제공할 선물과 답례품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재단 핵심 간부 A 씨는 농협 홍보용 쌀국수 구매 비용과 농업인 자녀 모종세트 지원 사업비를 빼돌려 답례품과 골프대회 협찬 비용 등으로 약 4억 9,000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또 ‘쌀 소비 촉진 캠페인’ 등 사업 예산을 유용해 안마기와 사택 가구를 구입하고 자녀 결혼식 비용 등 개인 용도로 약 1억 3,0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재단 직원 두 명도 자금 유용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A 씨의 지시에 따라 사택 가구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빼돌려 약 350만 원 상당의 명품 커플링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회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정황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강 회장은 지난해 2월 한 지역조합운영위원회로부터 회장 취임 1주년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580만 원 상당의 황금열쇠 10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 운영 과정에서도 독단적인 결정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중앙회와 경제지주 이사회는 경제지주 스마트농업 로컬팀을 중앙회로 이관하기로 의결했지만, 강 회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 결과 확인됐다.
포상금 성격의 직상금 지급 과정에서도 문제가 지적됐다. 최근 5년 동안 약 75억 원 규모의 직상금이 객관적인 성과 평가 없이 특정 회원조합과 부서에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약 39억 8,000만 원이 강 회장에게 지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퇴직금 규모 역시 다른 협동조합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었다. 감사 결과 농협중앙회장과 상임임원의 퇴직금은 다른 협동조합보다 최소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급 절차도 자의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협의 경우 중앙회장에게 별도의 퇴직금이 없고 다른 협동조합도 일반 직원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 지원에서도 기준 위반이 확인됐다. 강 회장은 2024년 3월 전용면적 기준 60㎡를 넘는 84.98㎡ 규모의 사택을 전세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보증금 역시 상한선인 5억 원을 초과한 12억 원 수준이었다.
정부는 이번 감사에서 공금 유용 등 위법 소지가 있는 14건을 수사 의뢰하고 조직 운영과 관련한 문제점을 포함해 총 96건에 대해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특별감사 결과와 함께 ‘농협개혁추진단’ 논의를 통해 근본적인 농협 개혁 방안을 마련해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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