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 사건으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 측이 항소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요청이 묵살되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 신청을 기각하고 일부 인물에 대해서만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항소심 재판은 주요 관계자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고법판사)는 5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입증 계획을 조율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이날 한 전 총리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한 전 총리 측은 충실한 심리를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등 9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특검법상 재판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사건의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기 위해 주요 인물들의 증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장관 등이 1심 재판 과정에서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던 점을 언급하며 증인신문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동일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재판 진행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검토한 뒤 일부 인물만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과 박 전 장관, 조 전 원장, 신 전 실장 등 6명에 대해서는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3명에 대해서는 증인 채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전 총리 측은 재판 중계 방식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변호인은 “전체 맥락이 무시된 채 사실이 왜곡되거나 재판이 희화화될 수 있다”라며 일부 증인신문에 대해서는 비공개로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재판 공개 원칙을 언급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재판부는 “원칙적으로 중계 신청이 있을 때 허가되는 것이 통상적”이라면서도 “부분적으로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면 검토해 보겠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11일로 지정하고 이상민 전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항소심에서는 비상계엄 선포 과정과 국무회의 역할, 문서 작성 및 폐기 과정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견제해야 하는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않고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2024년 12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비상계엄 이후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기 위해 작성한 계엄 선포 문건에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서명하고 폐기를 요청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함께 지난해 2월 20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과정에서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해 위증한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로 판단하고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며 법정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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