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사법개혁 3법’과 관련해 전국 법원장들을 긴급 소집했다.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둔 시점에서 사법부 내부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겠다는 취지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곧바로 전국법원장회의 개최 계획을 공지했다. 입법 추진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사법부가 집단 논의에 들어가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24일 오전 9시 6분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마주했으나, 사법개혁 3법의 본회의 상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전날까지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 있다”라거나 “국민들에게 직접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고 언급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대신 내부 회의 소집으로 대응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을 상정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인 필리버스터에 나설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여야가 정면충돌을 예고한 상황에서 사법부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사법개혁 3법은 대법관 증원과 재판소원 도입, 법 왜곡죄 신설을 핵심으로 한다. 대법관 증원법은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재판소원법은 확정판결로 기본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도입이 골자다. 법 왜곡죄 도입법은 수사·기소·재판 과정에서 법리를 왜곡한 판사와 검사를 처벌할 수 있는 형벌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법원은 24일 공지를 통해 오는 25일 오후 2시 대법원 청사에서 전국법원장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각급 법원장이 참석하는 회의체에서 사법개혁 3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전국법원장회의는 사법행정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기구로, 필요시 임시회가 소집된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에도 사법개혁 추진 움직임에 대응해 임시회를 열었고, 같은 해 12월 정기 법원장회의에서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법 왜곡죄 신설 등에 대해 위헌 소지가 크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조 대법원장은 최근 출근길 발언을 통해 사법개혁 3법이 헌법 체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다고 밝혀 왔다. 국회 본회의 처리 여부와 법원장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사법부와 입법부 간 긴장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법원 안팎에서는 이번 회의가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사법부의 공식 입장 정리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재판소원 도입과 법 왜곡죄 신설은 재판 독립과 권한 구조에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법관 사회의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법관 증원 역시 상고심 구조 개편과 맞물려 장기적 사법 체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회의 결과에 따라 사법부 차원의 공개 의견 표명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입법 절차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사법부의 대응 수위가 향후 정국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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