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게이머는 현재 많은 청소년들에게 인기 직업으로 꼽히지만, 과거에는 생소한 직업으로 구분됐다. 이러한 프로게이머를 직업으로 인식시켰던 ‘원조 페이커’가 존재한다. 바로 스타크래프트 1세대 프로게이머인 ‘쌈장’ 이기석이다. 1990년대 말 각종 대회를 휩쓸며 스타 플레이어로 떠올랐던 그는 은퇴 이후 유학과 취업 실패, 생계 고민을 거쳐 현재는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려했던 전성기와는 다른 삶의 궤적이 뒤늦게 다시 조명되고 있다.
이기석은 국내 최초이자 최고 수준의 프로 대회였던 KPGL에서 2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블리자드 래더 토너먼트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신주영과 함께 1세대 프로게이머로서 이름을 알렸다.
1999년에는 KT 인터넷 서비스 ‘코넷’ CF에 출연하며 ‘프로게이머’라는 단어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 같은 해 12월 31일 KBS ‘밀레니엄 슈퍼내각’에서는 V2 백신을 만든 안철수를 제치고 사이버 부대 총사령관으로 지명될 만큼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러한 유명세에 힘입어 그는 광고와 방송·각종 이벤트 등에 출연하며 연예인에 가까운 스케줄을 소화했지만, 이 때문에 경기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임요환 등 2세대 프로게이머가 등장하자, 2004년 은퇴하며 자리를 내어 주어야 했다.
그는 지인의 권유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도쿄전기대학에서 소프트웨어학과를 전공하며 프로그래밍을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에 한국으로 귀국한 후 대형병원과 벤처기업 등에 지원했지만,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탈락하기 일쑤였다. 공무원 시험에서도 두 차례 낙방했다.

이후 운전기사로 일하던 그는 유학을 토대로 쌓은 일본어 실력을 통해 2016년 7월 학습지 업체에 입사했다. 그는 2017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근황을 알렸다. 당시 학습지 업체에서 일하던 그는 전성기 당시 5,000만 원 수준이던 연봉이 300만 원까지 떨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추락은 한순간이었다”라고 회상하며 전직 프로게이머들의 다양한 근황을 밝히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가려진 현실을 짚었다. 또한 전성기와 침체기를 모두 겪은 경험에 대해 담담히 털어놓으며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의 명암도 함께 언급했다.
2019년에는 학습지 교사를 그만두고 회사원으로 전직해 공기업에서 1년 동안 재직했으며, 2023년부터는 프로그램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4년 12월에는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해 스타크래프트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해당 영상에서 채널 관계자와 테란 종족으로 2 대 1, 3 대 1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한 시대를 대표했던 ‘쌈장’의 이야기는 1세대 프로게이머들의 역사와 함께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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