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첫 공판에서 법정 호칭 관행을 문제 삼는 발언을 내놨다. 황 전 총리는 재판부 앞에서 자신을 ‘피고인’으로 부르는 표현이 죄인으로 낙인찍는 듯한 인상을 준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공개 발언을 자제해 온 황 전 총리가 법정에서 직접 문제를 제기하면서 재판 초반부터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공판에서는 혐의 부인과 함께 절차적 위법성에 대한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는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 전 총리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황 전 총리 측은 재판부에 범죄 사실을 전면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부인 사유와 법리적 근거는 다음 기일에서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이날 공판은 향후 재판의 쟁점을 정리하는 절차 중심으로 진행됐다.
황 전 총리 측은 수사 과정에서 위법한 압수수색이 있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변호인은 위법한 수사 절차를 통해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기소가 이뤄졌기 때문에 공소 자체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압수수색의 위법성 여부는 증거 능력 판단과 관련된 문제라며 위법 증거로 판단될 경우 무죄 가능성은 있을 수 있지만 공소 기각 사유는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재판부의 설명에 황 전 총리 측은 압수수색의 적법성을 다투기 위해 준항고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준항고는 수사기관의 처분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법원에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향후 재판에서는 압수수색의 적법성과 증거 능력 여부가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날 공판에서 황 전 총리는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법정 분위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법정에 서니 위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황교안’이라는 호칭이 반복되는 점을 언급하며 죄인으로 취급받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는 해당 표현이 지나치게 권위적이라고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황 전 총리는 호칭 방식에 대한 개인적 생각도 덧붙였다. 그는 ‘피고인 황교안’이라는 표현 대신 ‘피고인 황교안 대표’와 같은 방식이 더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피고인이라는 단어만으로 이미 구금된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졌다. 그는 이러한 문제 제기가 개인적 불만이 아니라 오랜 관행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차원의 소회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해당 호칭이 관행적으로 사용돼 왔다는 점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지금까지 모든 사건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호칭해 왔다고 설명하면서도 황 전 총리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해당 발언 이후 추가적인 논쟁 없이 이날 공판을 마무리했다.
황 전 총리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시 자신이 운영하는 단체인 ‘부정선거부패방지대’의 조직망 등을 활용해 선거 공약 홍보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해당 활동이 공직선거법상 허용되지 않는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향후 재판에서는 해당 단체의 활동 성격과 황 전 총리의 관여 정도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첫 공판에서 절차적 쟁점과 함께 법정 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까지 이어지면서 황 전 총리 재판은 시작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음 공판에서는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공방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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