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SNS 외교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캄보디아 범죄 조직을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를 엑스에 올렸다가 삭제한 일과 관련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적으로 “국제적 망신”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외교 사안에 대한 이 대통령의 표현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쟁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난 3일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제의 게시물을 직접 언급했다. 나 의원은 “‘패가망신’ 운운하며 호기롭게 날린 SNS 경고장이 상대국 정부의 문제 제기를 부르고 결국 삭제로 끝났다”라며 “삭튀(삭제 후 도망)로 귀결된 국제적 망신”이라고 날을 세웠다.
나 의원은 이어 대통령 발언의 외교적 무게를 강조했다. 그는 “국제 사회에서 국가 원수의 발언은 그 자체로 국가의 공식 입장으로 간주된다”라며 “그런데 이를 하루이틀 만에 삭제한다는 것은 외교에 대한 심각한 인식 부족”이라고 밝혔다.
또한 나 의원은 외교 발언의 특성을 들어 이 대통령의 SNS 활용 방식을 비판했다. 그는 “외교에는 ‘삭제 버튼’이 없다. 한 번 뱉은 말은 기록이 되고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시물 삭제로 상황을 정리할 수 있다는 인식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이다.
비판은 외교 사안에 그치지 않았다. 나 의원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이 대통령식 ‘SNS 삭튀’ 방지를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라며 “개인의 SNS 계정으로 정책이나 외교 메시지를 던지고 마음대로 삭제한다면 이는 권력 행사의 흔적을 의도적으로 지우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국가의 약속”이라며 “그 약속을 함부로 지우고 감추는 권력은 결국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나 의원은 부동산 정책을 예로 들며 이 대통령의 SNS 발언 전반이 시장과 민생에 미치는 영향을 거론했다. 그는 “민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라며 “무책임하게 SNS에 내뱉는 말 한마디에 시장은 요동친다. 집값은 치솟고 서민들의 대출길은 막히며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멀어진다”라고 말했다.
이 사안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비판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현지 언어로 스캠 범죄에 대한 경고성 글을 올린 점을 언급하며 대상 설정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그는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흑사회, 삼합회 등 중국계 범죄 조직이 들어가 벌인 일”이라며 “제대로 따지려면 중국어로 중국에 따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캄보디아어로 패가망신 운운한 것도 대상부터 틀렸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구 트위터)에 ‘패가망신’을 뜻하는 캄보디아어 표현을 사용해 현지 범죄 조직을 겨냥한 강도 높은 경고성 게시물을 올렸다. 하지만 캄보디아 정부가 주한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하면서 해당 글은 전날 내려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해당 사안에 충분히 홍보가 됐다고 판단해 삭제했다”고 전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SNS 발언이 외교 문제로 이어진 과정과 삭제 결정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쟁은 이 대통령의 발언 책임과 SNS 활용 범위를 둘러싼 공방으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