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는 가운데 수사당국이 핵심 인물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등 본격적인 디지털 증거 분석에 들어간다. 정치권으로 뻗은 통일교의 로비 정황이 사실상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향후 수사 결과가 여야를 가리지 않은 정계 전반의 후폭풍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6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에 따르면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압수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이 오는 7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다. 김 전 의원은 현재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통일교로부터 약 3,000만 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찰에 넘겨졌다.
이번 포렌식에는 김 전 의원 측 관계자와 변호인이 입회할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김 전 의원 측은 “금품 수수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김 전 의원의 주거지 및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1대를 수집한 바 있다.
포렌식 대상은 김 전 의원뿐만이 아니다. 현재까지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은 모두 3명이며, 이 중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서는 대면 조사와 디지털 포렌식이 선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인물들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이후 별도 조사 절차가 지연돼 온 만큼 경찰이 이번 주부터 본격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같은 의혹으로 지목된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압수물에 대해서도 이번 주 내 분석에 착수할 예정이다. 두 사람 모두 통일교와의 연결고리가 언급된 인물로, 경찰이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으로부터 정치권 금품수수 의혹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에 돌입한 주요 타깃이다.
이러한 가운데 경찰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확인할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중대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시스의 보도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구속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서 세 차례 접견 조사를 받았고 최근 조사에서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김건희 특검팀 조사에서는 전재수 의원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 5명에게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금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재판 과정에서는 이를 부인하며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에선 다시 전달 사실을 인정하는 쪽으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향후 신빙성 있는 물증 확보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달 10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바 있다. 이후 같은 달 11일과 26일 윤 전 본부장을 접견했으나, 당시엔 의혹을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3차 조사에서 금품 전달 정황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수사의 분수령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통일교발 금품 로비 의혹이 단순 개인 비리 수준을 넘어 조직적 로비 및 정치자금 네트워크의 실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여야 모두에서 관련자들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수사 진전 상황에 따라 후보 공천, 당내 감찰, 특검법 처리 등 정치 일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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